신생아 2명 태어났는데 사망자 71명…'인구소멸' 백약이 무효

개교 95년 초등학교도 '인구절벽 후폭풍' 피해가지 못했다
무안 몽탄초 3월 '신입생 없는' 입학식 우려

1929년 개교한 전남 무안군 몽탄초등학교. 올해는 개교 95년만에 신입생이 한 명도 없어 지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무안=뉴스1) 박진규 기자 =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으니 당연히 학생수가 줄어들 수밖에요."

전남 무안군에 자리한 몽탄초등학교. 개교 95년을 맞은 역사적인 학교지만 농촌지역 인구절벽의 무서운 현실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몽탄초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오는 3월 신입생 없는 입학식을 치를 처지에 놓였다.

29일 무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시한 '2023학년도 초등학교 예비소집' 결과 몽탄초등학교는 단 한명도 없었다. 1929년 개교한 이래 신입생이 0명인 경우는 2023학년도가 처음이다.

몽탄초는 지난 1960~1970년대에는 학생수가 1300여명에 이르렀으나 농촌인구 감소와 함께 학생 수 또한 꾸준히 줄고 있다.

계속 줄어드는 학생수를 감안해 2009년에는 몽탄, 몽탄남, 몽탄북초 3개 학교가 통폐합해 몽탄면의 유일한 초등학교라는 점에서 '신입생 0명'의 충격은 더 크다.

결국 올해 몽탄초등학교는 1학년 없이 2학년 7명, 3학년 6명, 4학년 3명, 5학년 8명, 6학년 6명 등 총 학생수는 30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임도선 몽탄초등학교 교장은 "마을 자체에 출생인구가 없다 보니 학령인구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제한적 공동학구제인 인근 남악, 오룡지구와 무안읍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학생 유치에 나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는 그대로 중학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학년도 몽탄중학교 신입생은 3명에 불과하다. 2학년 7명, 3학년 14명 등 전교생은 24명뿐이다.

특히 이 가운데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통해 전남도청이 소재한 인근 남악신도시에서 전입한 학생이 10명을 차지한다.

순수하게 몽탄면 출신 학생은 14명뿐이다. 초등학교 학생수를 감안하면 향후 분교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전교생 수가 10명 이하면 분교로 전환된다.

몽탄면은 전체 인구 2964명 중 65세 이상이 1349명으로 45.5%를 차지해 초고령사회(20%)를 배 이상 넘어섰다. 지난해 출생아가 단 2명인 반면 사망자는 71명이나 됐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지역이 소멸되어가는 농촌마을 현실을 절실히 보여준다.

전남의 한 초등학교./뉴스1

전남 전체로 확대하면 도내 초·중·고교 가운데 올해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 학교는 분교장 포함 30곳에 이른다. 초등학교 본교가 14곳, 분교장이 15곳 등 29곳이며, 중학교 1곳에서도 신입생이 한 명도 없었다.

신입생 수가 1명 뿐인 학교도 초교 24곳(분교장 포함) 등 26곳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전라남도교육청이 2023학년도 유·초·중·고·특·각종학교 1차 학급편성 결과 도내 1331개 학교의 학급 수는 1만1253개, 전체 학생 수는 19만54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학년도 대비 총 40개 학급, 4212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유치원이 673명, 초등학교가 3202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컸다.

전라남도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타개책으로 도시 학생들이 일정 기간 전남으로 전학 올 경우 거주지와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또한 김대중 교육감 취임 공약으로 내세운 '학생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올해 중순부터 전남 22개 시군 중 '인구감소지역'을 기준으로 16개 시군 초등학생에게 월 20만원의 학생교육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백도현 전남교육청 교육국장은 "각종 사업들과 별도로 소멸위험지역이 많은 전남지역에 가칭 '전남형 미래교육지구' 선정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중"이라면서 "지자체와 공동으로 사업 실시를 통해 농촌에 거주하면서도 도시에 못지 않는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선진교육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04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