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적 '옛 광주적십자병원', 대중친화적 체험공간으로 조성
5·18기념재단-광주전남연구원 연구결과 발표
전시, 체험, 커뮤니티 공간 등 구성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을 대중친화적인 체험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5·18기념재단은 1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오월길 활성화와 옛 광주적십자병원 활용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2012~2022년 5·18기념재단에서 운영한 오월길 사업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10년간 오월길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했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광주전남연구원의 분석과 제안을 바탕으로 5·18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적십자병원의 새로운 공간 구상과 활용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옛 전남도청, 전일빌딩 등과 함께 광주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병원 용도로 지어져 총 면적 2393.4㎡에 본관(지하 1층, 지상 4층), 별관(지상 2층), 영안실(지상 1층), 기아보호소(지상 2층)로 구성돼 있다.
1980년 당시 금남로 등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부상을 입었던 수많은 시민들이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곳이다. 특히 5월21일 집단 발포 후 이곳에서 학생과 유흥업소 종사자 등이 헌혈에 동참했다.
이후 적십자병원은 1996년 4월 서남학원재단으로 인수돼 서남대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어 운영됐지만 경영 악화 등 이유로 2014년 폐쇄돼 수년간 방치돼왔다.
5·18재단은 지난 8월 광주전남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2026년 리모델링을 목표로 옛 적십자병원 활성화 방안과 공간 구상을 요청했다. 재단의 취지는 적십자병원을 대중친화적이고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문화적 공간이자 체험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제주 올레여행자센터(옛 병원)와 서울 하이커 그라운드(옛 관광서), 스웨덴의 랭홀맨 호스텔(옛 감옥) 등 국내외 사례 분석을 진행했다. 또 건축법 적용사항이나 안전등급, 검토의견서를 확인해 기존 원형 보존을 토대로 보강·일부 철거·개축하는 방법 등을 검토했다.
그러면서 적십자병원을 △5·18역사보존의 거점공간 △실감콘텐츠 전시공간·갤러리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 △5·18연계작가 공방·창작소 △여행객 교류·소통·쉼공간 등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창현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안을 바탕으로 "시민과 5·18정신을 기념하고 공유하면서 시민의 편의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십자병원의 상징성을 이해하면서, 시설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적인 운영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보존과 전시를 위해 응급실, 1층 로비를 생생하게 재현·복원하고 3D입체전시와 미디어파사드 등을 활용, 디지털 라키비움(도서관+박물관+기록관)을 조성해 관련 전시물을 채운다.
지상 3층 헌혈실과 옛 보존실의 역사적 의미를 계승해 기존 기아보호소 건물을 새로운 헌혈실로 구축, 시민들의 헌혈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방문객 쉼 공간은 여행자센터와 게스트하우스, 기념품숍 카페 등으로 구성한다. 쉼 공간에서는 창작물 기획전시와 여행사진 기획전을 연다. 특히 여행자센터 내에 소극장을 꾸려 지역 극단의 5·18소재 작품도 공연한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은 청년 창작공방과 아트 뮤지엄, MICE 회의실 등으로 이곳에서 체험 프로그램인 '힐링푸드 오월주먹밥 만들기', '오월의 향수 만들기' 등을 운영한다. 이외에도 외부 정원과 옥상 활용 등의 방안도 나왔다.
문창현 책임연구원은 "공공성을 가지면서도 수익을 창출해 내는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광주시가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한계 존재한다"며 "이미 설립된 법인이나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운영주체 결정을 위해서 역사성과 상징성, 공공성과 시설 운영에 요구되는 전문성, 조직 운영에 요구되는 제반시설에 대한 복합적인 고려를 반드시 선행해 적십자병원을 비롯한 오월길을 활성화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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