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재판중 또 적발…측정거부에 '운전자 바꿔치기' 40대 감형, 왜?
항소심서 6개월 감형된 1년6월 선고
"경찰 허위 제출된 증거에도 음주운전 범인 판단"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음주운전 재판 중 또다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40대가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지만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김태호)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무면허운전), 사서명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A씨(40)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20일 오전 2시49분쯤 전남 목포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2차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놓고 운전석에서 잠을 자다가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적발됐다.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음주측정을 요구받은 A씨는 "저 이번에 징역갑니다"는 말을 반복하며 신원 확인과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A씨는 결국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그러나 그는 친구인 B씨(40)에게 소위 '운전자 바꿔치기'를 부탁했고, A씨는 휴대폰으로 B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전달받아 체포·구속 확인서에 적었다.
B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걸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음주운전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A씨는 가중 처벌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담당 경찰관들은 허위로 작성, 제출된 증거들에도 A씨가 음주운전 범행의 범인이라고 판단했다. B씨의 행위가 단순 허위진술을 넘어 수사기관의 범인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적용된 범인도피죄와 범인도피교사죄에 무죄를 선고한다. 그러나 A씨의 음주측정 거부 행위는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운전자 바꿔치기와 허위증거 제출 행위가 도피교사 범행까지 이르지 않은 점, 피고인의 나이,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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