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들에게 '100만원 장어즙' 선물한 업체…보조금 32억도 '꿀꺽'
"장흥지역 부산물로 장어사료 생산하겠다"
실제 확인결과 칠레산 사용…백광철 군의원 "반납 해야"
- 박진규 기자
(장흥=뉴스1) 박진규 기자 = 군의원들에게 장어즙을 선물해 논란이 됐던 전남 장흥군의 영어조합법인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을 활용해 장어 사료를 생산하겠다며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백광철 장흥군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장흥지역 A영어조합법인은 국내산 어류부산물과 장흥 표고버섯 부산물을 활용한 어류용 배합사료를 만들겠다며 보조금 32억(국비 20억, 군비 12억)을 지원받았다.
이후 지난해 A법인에 대한 장흥군의회 현장방문에서는 장흥산이 아닌 100% 칠레산 어류부산물을 수입해 사료를 가공·생산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 법인 대표는 "처음 가공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칠레산을 썼다"며 "사료 효율성이 올라가고 홍보가 된 뒤에는 사업계획서대로 장흥 관내 어류부산물과 표고 부산물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관내 어류부산물과 장흥 표고 부산물을 사용하지 않고, 일부 국내산 어류부산물은 타 지역에서 가져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광철 의원은 최근 행정사무 감사에서 "A영어조합법인이 당초 보조사업 목적과 위반돼 운영되고 있어 보조금관리법 위반"이라며 "시정조치 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회수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집행부에게도 "전년도에도 행정사무 감사와 현장 실사 결과 보조사업 목적과 맞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며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는데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봐주기식' 관리 감독으로 여겨진다. 보조금 사업 목적과 다르면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군청 담당부서는 "장흥에서는 배합사료 만들 정도의 어류부산물이 나오지 않는 실정이며 표고 부산물은 넙치 사료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장어는 너무 예민해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A영어조합법인은 지난 2020년 9월말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돼 보조금 32억원을 받은 후 답례 의미로 100만원 상당의 장어즙을 일부 장흥군의원들에게 선물로 제공했다가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이 부랴부랴 반납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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