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신안 섬까지' 출퇴근 파출소장 '밥먹듯' 근무지 이탈했다가

재직 중 무단지각·퇴근 335시간…결근 동안 출동신고 3건
법원 항소 기각…징역 8개월 선고유예

ⓒ News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상습적으로 무단지각·무단퇴근을 한 파출소장이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김태호)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전직 경찰관 A씨(57)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전남 신안군 한 섬에 위치한 파출소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9월부터 11월까지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지각을 해 경찰관 직무를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목포경찰서 소속으로 이 파출소에 다니는 직원들은 도서지역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퇴근을 해왔다. 여객선은 하루에 딱 4회만 운영됐고 도착 시간도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A씨는 25차례에 걸쳐 무단지각을 하거나 무단퇴근을 하는 방식으로 근무지를 이탈했다. 파출소장이었던 그가 빼먹은 근무시간은 335시간40분 가량으로, 44일의 근무일 중 약 14일을 무단이탈한 셈이다.

특히 A씨가 결근한 기간 동안 3건의 출동신고가 접수됐지만, 2인1조 출동 준칙에도 출동인원이 부족해 1명의 경찰관이 현장에 나가 순찰업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광주에서 출퇴근을 하는데 아내를 근무지를 데려다주고 목포항까지 가야해 매번 지각을 했고, 아버지 생신이나 장인어른 병간호 등을 이유로 항상 여객선을 타고 섬을 먼저 빠져 나왔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증거자료를 살펴보면 관내 치안상황 분석, 소속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등 파출소 총괄 업무를 수행해야 할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수차례 근무지를 이탈해 직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1명이 순찰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해도 비상사태 등이 발생했을 때 정상적인 대처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의 무단이탈 경위, 횟수, 시간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 다만 30여년 동안 경찰공무원으로 봉직해 온 점, 초범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