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역 공공체육시설에 자동제세동기 고작 10대뿐
수요는 넘치는데…높은 비용에 추가 설치 터덕
광주시, 보건복지부에 178대 신규 설치 지원 요청
-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광주 전역의 공공체육시설물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AED)를 다 합쳐도 고작 1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체육시설물은 수천명에서 많게는 만명 단위로 다중 인파가 밀집돼 이태원참사 같은 비극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비싼 비용을 이유로 설치가 지지부진한 자동제세동기 추가 설치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광주시와 광주시체육회에 따르면 광주지역에는 월드컵경기장, 축구전용구장 등 시가 민간에 위탁해 관리하는 8개 공공체육시설물과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15개의 공공체육시설물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설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는 월드컵경기장, 축구전용구장, 첨단체육공원, 수완인라인롤러장, 첨단 대상파크골프장, 전천후게이트볼구장 등 총 10대에 그친다.
이 중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총 관람객 수가 5000석 이상이어서 자동제세동기 설치가 의무화된 4개 공공체육시설물도 각각 단 1대의 AED만을 갖추고 있다. 진월국제테니스장만 유일하게 2대의 AED가 설치돼 있다.
시가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인 광주축구센터, 국제양궁장, 체육회관과 독립채산제인 빛고을체육관, 국민생활관, 전천후 테니스장, 염주테니스장, 승마장, 국궁장, 검도장, 염주풋살장 등 13개 공공체육시설에는 AED가 전무하다.
반면 프로야구 구단이 운영하는 기아챔피언스필드의 경우 총 15대의 AED를 갖추고 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으로 심정지된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줘 심장을 정상 회복시키는 도구다.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실제 지난 5일 오후 8시쯤 고흥군 도양읍 농어촌 복합체육관에서는 운동을 하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심정지를 겪어 쓰러졌다. 거물파출소 소속 박종찬 경위는 즉시 이 남성에 대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체육관 주변에 설치된 AED로 응급조치를 해 목숨을 살렸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게이트볼 구장처럼 노인 등 취약계층이 다수 이용하는 시설을 필요에 따라 설치된 상태"라며 "나머지 시설들에 대해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추가 설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광주시는 이태원참사가 벌어지기 전인 올해 9~10월에 공공체육시설을 포함해 각종 기관들에게 AED 필요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각 시설들은 AED 신규설치 178대, AED 패드 교체 10대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광주시는 해당 사안을 최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지만 예산 확보가 실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동제세동기 설치비용은 1대당 약 1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AED 패드는 일회용이어서 1번 쓰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반면 교체 비용은 10만원 가량"이라며 "비용적인 부분에 추가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보건복지부를 통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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