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광주 광산구 3000만원 들여 '외유성 워크숍' 도마(종합)

사기 진작·자긍심 고취 목적…관광 일정 포함
"시기 부적절·공직 기강 해이" 비판 목소리

광주 광산구청 전경.(광산구 제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광산구가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기간 중 외유성 워크숍을 강행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광산구 등에 따르면 주민자치과 직원과 주민자치위원 84명이 전날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단양과 제천 일대로 워크숍을 떠났다.

워크숍에는 3000만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됐다.

광산구는 주민자치위원의 사기 진작과 마을리더로서의 역량강화,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이번 워크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크숍 일정에는 단양 고수동굴, 청풍호 유람선 체험, 관광 모노레일 등이 포함돼 '외유성 워크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고, 정부가 지난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한 상황이지만 광산구는 행사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국가적으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단행된 '외유성 워크숍'을 두고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광산구 주민 신모씨(28·여)는 "전국민이 슬퍼하고 애도하고 있는 이 시기에 공무원들이 외유성 워크숍을 떠났다니 기가 막힌다"며 "당연히 워크숍을 취소하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공무원으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광산구 관계자는 "워크숍을 떠나기 전 논의를 거쳤지만 한달 전부터 차량, 강연자, 숙박, 강사 등이 짜여져 있어 위약금 등의 문제가 있어 워크숍을 진행하게 됐다"며 "다만 애도기간인 만큼 경건하게 진행하고자 공연 등의 일정은 취소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연 취소 일정으로 시간이 생겨 모노레일, 동굴 등 지역 탐방 일정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는 행사 인원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동에서 지역 시사점을 발견하고 배우고자 하는 인원 일부만 참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한필 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는 "구에서 주최하는 규모가 더 큰 축제와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연기했다. 이들 행사도 오래 전부터 추진돼 온 것이다"며 "사회적 분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외유성 워크숍을 떠난 것은 명백한 공직 기강해이다. 구의 감사와 징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추모분위기 조성을 위해 국가애도기간에 예정된 행사와 축제를 취소 또는 연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광주 북구의회는 오는 9일 예정된 제주도 의정연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김형수 북구의회 의장은 "2박3일로 제주도 의정활동 교육 연수 일정을 계획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국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