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에…전남도의원들, 목포 식당서 술자리 의혹
촬영 취재기자와 몸싸움…"휴대폰 빼앗아 달아나"
도의회 "술은 놓여 있었으나 마시지 않았다" 해명
- 박진규 기자
(목포=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도의원들이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기간인 1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장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기자와 일부 의원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기자의 휴대폰을 빼앗는 소동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전남도의회는 제367회 제2차 정례회를 개회하고 소관 상임위별로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갔다.
이날 상임위 활동을 마친 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들과 의회 사무처 직원들은 목포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 시간을 가졌다.
회를 전문으로 하는 계절음식점인 해당 식당은 도의회 명의로 12명이 예약됐으며, 테이블(식탁)에는 민어 등 음식과 함께 소주와 맥주 등이 올라갔다.
도의원들의 저녁 자리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됐으며, 오후 8시쯤 이를 목격한 지역 인터넷 매체의 A기자가 현장에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식사모습을 동영상 촬영했다.
이를 만류하던 B도의원과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탁자의 술병이 깨지는 등 소란이 일었고 B의원은 A기자의 휴대폰을 빼앗아 식당밖으로 100여m 달아났다.
A기자는 사건 발생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의원이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의 휴대폰을 강제로 탈취해 도망갔다'는 글을 올리며 해당 의원의 실명을 밝히면서 휴대폰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A기자는 "오후 6시에 우연히 지나가다 도의원들이 술집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 후 2시간 뒤 다시 와보니 의원 4명이 남아 여전히 술자리를 벌이고 있었다"며 "가게에 확인해 보니 도의회에서 3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참석 의원들은 식사자리에 술은 놓여 있었으나 마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철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은 "본회의 개회하는 날이고 상임위 활동이 끝나 자연스레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다"며 "식당에 가니 기본적으로 소주와 맥주 몇 병이 세팅돼 있었을 뿐 마신 의원들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사무감사 기간이고, (이태원 참사로) 엄중한 시국에 누가 술을 마시겠냐"고 발끈했다.
이어 "해당 기자의 무례한 행동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한 의원이 폭행을 당하고 와이셔츠가 찢어지는 봉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철 위원장은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식사자리에서 휴대폰을 들이댔다"면서 "또한 휴대폰은 가져가지 않고 실랑이 이후 식당에 놔뒀다. 그 기자가 오히려 취해 있었다"고 항변했다.
술자리 논란을 일으킨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는 10명의 도의원이 활동하며, 전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됐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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