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태 나주시장 '쇼 음악중심 이름표' 가슴에 단 이유는?
유명 음악프로그램서 착안…행사장마다 대형 이름표 착용
농촌노인들도 쉽게 알아봐…"국가 애도기간이라 잠시 내려놔"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어! 저기 윤병태 시장님 오시네."
지난 주말 나주에서 열린 한 주민축제 행사장. 텐트 안에서 담소를 나누던 노인들은 멀리서 다가오는 한무리를 보더니 단박에 윤 시장임을 알아차렸다.
다름 아닌 윤 시장이 가슴에 패용한 대형 이름표를 멀리서도 알아본 것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의 이른바 '쇼 음악중심 이름표'가 여러 가을행사장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내 한 방송사의 유명 음악프로그램인 '쇼 음악중심'의 트레이드마크는 마이크에 붙인 MC들의 큼지막한 이름표다.
해당 방송을 처음 접한 시청자들도 누구나 방송을 진행하는 3명의 MC 이름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어 해당 방송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를 차용한 윤 시장이 대형 이름표를 가슴에 붙이고 여러 행사장을 다니면서 신선하다는 호평과 함께 여러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여러 행사장을 찾아 반복적으로 자신을 소개해야 하는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 이후 주말이면 많게는 10개 가까운 행사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지자체장으로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손을 잡고 자신을 소개하는 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만만찮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름표를 패용한 뒤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나 "나주시장 윤병태입니다"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고, 시장 수행원들 역시 일일이 소개하는 번거러움을 덜 수 있다는 전언이다.
도농복합도시인 나주의 특성상 노인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을 찾을 때 연세 지긋한 주민들 역시 큼지막한 이름표를 통해 시장임을 한눈에 알아보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또한 젊은 MZ세대들에게는 신선함과 친숙함을 주고 있다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단체장의 권위를 내세우는 대신 젊은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눈길 끄는 이름표 하나로 젊은세대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윤 시장은 지난 달 29일 서울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기간을 감안해 이름표는 잠시 가슴에서 떼놨다.
나주시 관계자는 3일 "대형 이름표는 보는 이들에게 약간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에는 이름표를 내려놨다"면서 "이후 상황을 봐가면서 다시 착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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