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액 삭감 '지역화폐' 운명은…전남 지난해 국비 의존률 90%
[국감브리핑]용혜인 "국가지원 중요한데 예산 삭감"
"지역화폐 존폐 위기…지자체 적극 나서야"
- 전원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전남의 지역화폐 국비 의존률이 90%에 달하는 등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지역화폐가 존폐위기에 처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전국 광역·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지역화폐는 17개 광역자치단체·17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이다.
지역화폐 총 발행규모만 2019년 2조7823억원, 2020년 15조6820억원, 2021년 25조1640억원으로 늘어왔다. 국비 지원이 크게 줄어든 올해 발행규모도 올해 8월 기준 20조1365억원에 달했다.
지역화폐 발행규모도 커지면서 전국 합산 2019년 1763억원에서 2021년에는 2조3884억원까지 늘어났다.
지역화폐 예산 국비 의존도는 매해 높아졌다.
2019년에는 국비 지원 비중 50%를 넘는 시도가 광주광역시(50%), 울산광역시(54%), 부산광역시(64.5%), 전라남도(66.7%) 등 4곳에 불과했지만 2021년도에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대전광역시를 제외한 13곳으로 대폭 늘었다.
2020년 지역화폐 예산 국비 의존도는 세종(79.6%), 충남(76.8%), 광주(76.8%), 대구(75.2%) 순으로 높았다. 2021년에는 전남(89.8%), 경북(69.4%), 충남(67.6%), 대구(67.5%), 2022년에는 전남(73.5%), 충남·경북·강원·충북(40.0%) 순으로 높았다.
전남은 2020년에 지역화폐 예산 408억원 중 15.7%인 64억원, 2021년에는 637억원 중 89.8%인 572억원을 지원받았다. 2022년에는 396억원 중 73.5%인 291억을 국비로 지원받아 의존도가 큰 폭으로 높아졌다.
광주의 경우 2021년 1140억원의 예산 중 66%인 756억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다만 2022년에는 964억4000만원 중 33%인 322억4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용혜인 의원 측이 전국 지자체에 정부의 2023년 지역화폐 국비 지원 중단에 관한 입장과 대응계획을 질의한 결과 모든 지자체가 예외 없이 지역화폐 국비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국회 예산 심사 결과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불가피한 경우 발행규모와 할인 비율을 낮추겠다고 했다.
경남 통영시·김해시·양산시·고성군, 전남 장흥군·완도군 등은 발행액을 유지·확대하되 할인율을 10%에서 5-6%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지자체는 할인율을 유지하되 발행액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시·화순군·담양군 등은 할인율도 유지하면서 발행액은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용혜인 의원은 "지역화폐는 지역소멸 시대에 역외유출 방지하고 역내소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정책으로 드물게 시민·소상공인의 지지가 고루 높아온 정책"이라며 "국비 의존도가 50%를 넘을 만큼 지역화폐 정책 유지를 위해 국가 지원이 중요함에도 정부는 지자체와 어떠한 사전협의조차 없이 내년 국비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모두 제대로 된 협의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고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동의할 가능성도 매우 적어 지역화폐 정책이 존폐위기"라며 "지자체 또한 시도지사협의회 건의나 행정협의조정위원회 협의 신청하는 등 정부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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