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80㎞ 기차 충돌 SUV 10m 날아가…운전자, 억대 손해배상 '처지'

추석 전 순천서 운전자 과실로 철도건널목 사고…신호 제어장치 등 파손
코레일-보험사 측 금액 협의…경찰 물적피해 사고 종결 예정

8일 오전 7시59분쯤 전남 목포와 부산을 잇는 경전선(광주 송정-순천 방면) 순천시 인월동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SUV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순천소방서 제공)2022.9.8/뉴스1 ⓒ News1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무리하게 진입하려다 그만…."

추석 연휴 하루를 앞둔 지난 8일 오전 8시쯤 전남 순천시 인월동 부근 철도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SUV차량 운전자 A씨(54·여)가 앞선 차량을 무리하게 따라다가 철도건널목에 멈춰선 것. 주변에는 경보음이 울려퍼졌고, 차량 앞뒤로 차단기가 내려와 차량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황한 A씨는 차량에서 내려 인근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했지만 시속 80㎞ 속도로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철도건널목에 멈춰선 A씨의 SUV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A씨가 빠져나온 차량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열차 승객들도 다친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의 대처가 조금만 늦었거나 사고 충격으로 열차가 탈선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사고 현장은 전남 목포와 부산을 잇는 경전선(광주송정-순천 방면) 순천시 인월동 부근 '조례건널목'이다.

건널목 한편에는 '건널목 안쪽에 갇혔을 때 통과방법'이라는 푯말이 설치돼있고 '차단봉을 돌파해 통과하고 아래 연락처에 신고하세요. 사고(고장)시 연락처 순천역과 철도관제'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A씨는 이같은 푯말을 보지 못했고 열차와 부딪힌 사고 차량은 철도건널목에서 10m를 튕겨나가 주변 시설물을 덮쳤다.

8일 오전 7시59분쯤 목포와 부산을 잇는 경전선(광주 송정-순천 방면)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SUV차량이 충돌,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순천소방서 제공) 2022.9.8/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경찰은 A씨가 철도건널목 앞에서 일시정지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입했다는 점에서 100% 과실로 판단했다.

추가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단순 물적피해로 보고 사고를 종결할 방침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A씨에게 선로변 울타리, 건널목 신호 제어장치, 열차 앞 추돌 부분 등 시설물 파손에 대한 피해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코레일 측과 A씨 보험사 간 피해구상금액에 대해 협의 중으로, 보험사에서 관련 업체를 선정해 원상복구를 해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상복구 금액이 억대 수준으로 파악돼 A씨가 가격 재산정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A씨가 가격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내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개인 피해 과실 부분이 있어 명확한 금액은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조례건널목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무궁화호 열차와 70대 남성이 몰던 SUV차량이 충돌했다. 당시 SUV차량 운전자 등 2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