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민 "주민 동의 없는 문척교 철거 즉시 철회하라"
"2020년 수해 서시천 제방 붕괴가 원인"…주민설명회 개최 촉구
- 김동수 기자
(구례=뉴스1) 김동수 기자 = 구 문척교 보존을 위한 구례군민 대책위원회는 23일 "주민 동의 없는 문척교 철거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전남 구례군청와 광주 서구 영산강환경유역청 앞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문척교는 보존돼야 한다"며 "2년 전 양정마을과 구례 5일시장 침수의 직접적 원인은 서시천 제방 붕괴이지, 문척교 범람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 구례군에 △문척교 철거 확정 계획 즉시 철회 △문척교 철거 협조공문 발송 해명 △수해복구 사업 등 주민공청회 개최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문척교는 섬진강으로 나눠진 구례읍과 문척 및 간전면을 이어주는 교통의 수단이자 주민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며 "구례주민을 하나로 이어주는 생활의 다리이자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다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당시 댐 대량방류로 일대가 하루 아침에 전쟁터 같은 상황에 직면했고 수재민의 재산적, 정신적 피해는 말할 수 없이 컸다"며 "이는 서시천 제방 붕괴 때문이지, 문척교 범람이 원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해와 무관한 문척교의 일방적 깜깜이 철거 확정 계획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며 "환경청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주민이 철거를 원하지 않는다면 구례군과 협의해 주민 설명회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조속한 시일 내로 공개적 설명회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끝으로 "주민과 군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한다면 죄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구례 양정마을 등 일대는 2020년 8월7일과 8일 이틀간 400㎜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30m 높이의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내렸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겨 1807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구례군은 지구단위 종합복구사업계획을 수립해 총 18개소 사업장에 배수펌프장 7개소와 고지 배수로 1개소를 신설하고 지방하천 6개소 16.3㎞, 소하천 5개소 4.9㎞를 정비하고 있다. 오는 2023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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