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파견 공중보건의에 소독약 분사'…전남도 "사실과 다르다"는데?

도 "보건소가 당사자에 미리 알린 뒤 관사 거실·현관 소독"
공보의 "문 열었더니 가스 분사…이런 대접 굉장히 유감"

지난 13일 오전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교대하고 있다. 2020.3.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전남=뉴스1) 한산 기자 =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를 하고 돌아온 공중보건의에게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소독약품을 뿌렸다는 의혹에 대해 전남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16일 전남도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등에 따르면 A시 한 섬의 보건소 공보의 B씨는 2월26일부터 3월10일까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대구로 파견됐다.

대구 파견 공보의들은 최장 2주 동안 자가 모니터링한 뒤 복귀할 수 있지만 B씨는 2주간 섬에서 근무한 다른 공보의와 교대하기 위해 지난 11일 오후 보건소로 복귀했다.

문제는 이튿날 발생했다.

A시는 이날 시 전역에서 일제 방역소독을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B씨를 향해 소독약품이 분사된 것이다.

관사에 자욱한 흰 연기 사진과 함께 주민들이 B씨에게 "대구 갔던 사람을 왜 들였냐. 섬 사람들 다 죽일 셈이냐"고 말했다는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전남도는 해당 보건소가 B씨에게 소독 사실을 미리 알린 뒤 관사 거실과 현관을 연막소독했다고 해명했다.

B씨가 대구에서 돌아와서 방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남도 설명이다.

지난 12일 모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대구 갔다 온 공보의 대접 글의 본인'이라는 제목의 글도 전남도 설명을 일부 뒷받침한다.

B씨로 보이는 작성자는 "의욕 넘치는 간호사 선생님이 문을 엄청 두드렸고, 방문을 열었더니 밖에서 방 안으로 가스를 분사했다. 간호사 선생님도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며 "이 부분이 와전돼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적었다.

다만 작성자는 "저는 전혀 코로나19 증상이 없었음에도 만약을 대비해 현재 허용되고 있는 임시적인 전화처방 등 형태로 최대한 안전하게 근무를 하기로 했는데도 이런 대접을 받아 굉장히 유감스럽고 섭섭한 점이 있다"고 썼다.

당초 4월 다른 곳으로 발령될 예정이던 B씨는 이날 오후 배편으로 섬을 떠나 2주간 공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이날 주민들에게 감염 위험 속에서도 헌신한 B씨의 안전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공협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몇 년간 대공협 민원게시판 등을 통해 파악한 사건만 해도 책으로 발간할 수 있을 정도로 섬 보건소에서 많은 일들이 발생한다"며 "섬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의 인권침해 사안의 해결을 위하여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 차원의 관심과 소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s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