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실종사건…'이미지만 신경쓰는' 기관들

경찰관 제복에 등산모자 보도사진 교체요구
교육감 당선인 현장 방문 과대 홍보 '눈살'

전남도교육청이 장석웅(오른쪽) 도교육감 당선자의 19일 강진 여고생 실종 수색본부 현장 방문 사진을 보도자료용으로 배포했다가 경찰관의 등산모자 쓴 모습이 나와자, 이를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으로 교체했다.(전남도교육청 제공)/뉴스1 ⓒ News1

(강진=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강진에서 지난 16일 여고생 실종사건이 발생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관에서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19일 장석웅 전남교육감 당선자가 행방불명된 A양(16) 수색대책본부가 마련된 강진군 도암면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는 장 당선자가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상황을 듣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경찰관의 현장사진도 함께 배포됐다.

문제는 경찰 복무 규정상 외부활동시 제복과 함께 경찰모자를 착용토록 돼 있으나 등산모자를 쓴 경찰관 모습이 사진에 보도됐고, 전남경찰청은 도교육청에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경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찰관의 모자 쓴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해 사진 보도자료를 다시 송부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동의없이 자신의 모습이 나갔다는 항의를 받고 사진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결국, 실종 여고생 가족과 주민들이 하루빨리 A양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마당에 경찰은 엉뚱한 곳에 헛심을 썼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교육청은 이날 장 당선인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과도한 홍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교육청은 자료에 학생생활안전과장의 수행 소감을 곁들이며 "교육감 당선인이 발 빠르게 현장을 방문하고 학교 관계자 및 가족들을 위해 진심으로 위로하신 점과 '한 아이도 포기하기 않겠습니다'는 선언을 몸소 실천하신 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자료 내용이 나가자 교육청 내부에서도 신임 교육감에 대한 과도한 환심사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지역 주민들은 "기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와서 사진찍고 보도자료만 내지 말고, 진심어린 입장에서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신경써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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