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라고 말렸건만…" 사망 민간잠수사 가족 오열

[세월호참사]

(목포=뉴스1) 송대웅 기자 = 세월호 사고지역에서 희생자 수색중 숨진 민간잠수사 이모(53)씨의 유가족들이 전남 목포한국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오고 있다.2014.5.6/뉴스1 © News1 송대웅 기자

</figure>"이 바보같은 아들놈아...그렇게 가지 말라고 했는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1일째인 6일, 전남 목포한국병원 장례식장에는 통곡 소리로 가득하다.

이날 세월호 사고해역에서 수색작업 중 숨진 민간잠수부 이모(53)씨의 유가족들이 오후 3시께 이씨의 시신이 안치되 있는 목포한국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경기도 포천에 거주하는 이씨의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곧장 목포로 향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은듯 다른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이후 안치실에서 차갑게 굳은 자신의 아들을 확인하고서는 오열하고 만다.

이씨의 어머니는 "내가 가지 말라고 했지! 다녀 올게요 해놓고는 이게 뭐야 응? 이놈아 대답해"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 이어 "갈려면 내가 가지야…자식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가버리냐"며 한탄했다.

이씨의 둘째아들(18)은 "아버지는 평소에도 바다를 무척 좋아했다"며 "사고현장으로 봉사활동을 가기 전에도 몇일 후면 돌아올 거라고, 괜찮을거라고 나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가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에 형과 다퉜는데 이런 사고가 나 자기보다 형이 더 힘들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씨의 처남(49)은 숨진 이씨에 대해 "정말 효자였고 성격도 소탈했다"며 "바다를 정말 좋아했고 잠수 장비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가 잠수경력도 많고 경험도 풍부한데 이런 사고가 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가 사람을 구하려다 숨진 사람한테 지병이 있었다는 말을 하고 빨리 절차를 밟아 시신을 옮기자고 하다니 이게 말이 되냐"며 정부를 성토했다.

현재 이씨의 시신은 전남 목포한국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유가족들은 정부측 관계자들과 상의 후 이씨의 연고지인 경기도 포천으로 시신을 옮길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씨는 이날 오전 6시7분께 입수해 수심 25m 지점에서 통신이 두절됐으며 자체 호흡이 없는 의식불명 상태로 동료 잠수사에 의해 수명위로 올려졌다. 자동제세동기로 인공호흡을 실시한 뒤 목포한국병원으로 7시36분께 도착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목포한국병원측은 "뇌 속에 공기가 차 있는 '기뇌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피 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높았다"며 "기뇌증은 외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압력 차이가 발생하는 다이빙과도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oogood@new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