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작업 '교착'…시신훼손·유실 우려 현실로

[세월호참사] 25일 시신 수습 급감…해군도 "어려운 곳만 남았다" 인정
대책본부, 시실 유실 수색구역 확대

(진도=뉴스1) 김한식 기자 =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10일째인 25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사고해상에서 민·관·군 합동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4.4.25/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figure>세월호 참사 발생 10일째인 25일 시신 수습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중인 해군 또한 "(수색작업이) 어려운 곳만 남았다"고 털어놔 수색작업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시신훼손 및 유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밤 9시 기준 5구의 시신이 수습되는데 그쳤다. 이는 사고발생 10일간중 가장 적은 수치다.

날짜별로 살펴보면 사고 첫날인 16일 6구를 비롯해 ▲17일 15구 ▲18일 8구 ▲19일 6구 ▲20일 23구 ▲21일 29구 ▲22일 36구 ▲23일 36구 ▲24일 21구이다.

수색팀이 선체 내부 진입에 처음 성공한 지난 19일 밤 11시 48분 이후 다음날인 20일부터 5일 연속 20구가 넘는 시신이 수습됐으나 25일에는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20일부터 24일까지 유속이 둔화되고 수위도 낮아진 '소조기(小潮期)' 닷새간 수습된 시신은 145구로 전체의 80%에 육박했지만 소조기가 끝나자마자 뚝 떨어져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날 9시 현재 사망자는 185명, 실종 117명이다.

이에 대해 직접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군 등은 갈수록 실종자 수색작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진황 해군 대령은 이날 오후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희생자 발견 숫자가 줄어든 것은 그 만큼 (수색작업이) 어려운 공간만 남았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격실 및 객실로 추산되는 총 111곳중 3분의 1인 34~35곳의 수색을 완료한 상태"라며 "희생자와 실종자 숫자로 볼 때 수색작업은 50% 넘었지만 면적으로는 50%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령은 "현재 집중적으로 수색을 벌이는 4층 다인실의 경우 칸막이 등이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고 이불 등 부유물도 많아 굉장히 어렵다"면서 "앞으로 남은 수색기간은 단정할 수 없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구조팀이 실종자 수색의 어려움과 동시에 교착상태임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수색작업의 장기화와 시신 부패 등 훼손 및 유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가족들이 합동구조팀의 더딘 수색작업에 강하게 항의하며 민간잠수사와 수중작업을 도와주는 '다이빙 벨' 등의 투입을 절실히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대책본부는 가족들의 의견을 수용해 가용할 수 있는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희생자 시신의 유실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사고해역 외곽 약 40㎞∼60㎞ 떨어진 가거도와 추자도 중간수역까지 수색을 확대했다.

또 사고해역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과 해안·도서 지역어촌계 등에도 세월호에서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부유물이나 희생자를 발견할 경우 현장을 잘 보전하고 신속하게 해경에 신고토록 했다.

h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