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공장서 의약품과 에너지 생산길 터

윤성호 박사 연구진, 대장균 핵심 생체정보 규명

</figure>생명과학연구원 윤성호 박사.© News1

대장균을 이용해 의약품과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효율 높은 세포공장(cell factory) 실현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생명과학연구원은 18일 윤성호(40) 박사와 연세대 김지현(40), KAIST 이상엽(47) 교수 연구진이 대장균의 생명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 정보를 규명해 바이오 의약과 화학 및 에너지 등 친환경 바이오산업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연구진은 지난 2009년 재조합 단백질과 바이오소재 등을 대량 생산하는데 쓰이는 세포공장인 BL21(DE3)의 유전체 서열을 해독해 ‘Journal of Molecular Biology’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대장균 B와 K-12 균주의 차이점을 알아내기 위해 오믹스 정보를 시스템 전체 수준에서 여러 측면으로 측정한 지표들의 총체적인 정보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를 정리했다.

오믹스(omics)는 세포 또는 개체 내에서 발현되는 RNA, 단백질 등 생명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물질에 대해 생체 내 특정한 대사작용에 의하여 생성되는 대사물질 전체와 세포 또는 개체 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전체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생명현상을 밝히는 학문이다.

연구진은 또 대장균 B 균주의 대사 네트워크를 유전체 수준에서 재구성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대장균 B 균주가 K-12에 비해 아미노산 생합성 능력이 뛰어나고 단백질분해효소가 적으며 편모가 없어, 인슐린, 섬유소분해효소(cellulase)와 같은 외래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대장균 B 균주는 단백질 분비 시스템을 2개나 보유하고 있고, 단백질 분비에 유리한 세포벽과 세포외막을 구성하고 있어 생산된 단백질을 세포 밖으로 배출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반해 K-12 균주는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이에 대응하는 유전자를 더 많이 발현하고, 몇몇 스트레스 조건에 덜 민감함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 활용된 대장균 B와 K-12의 유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DNA칩을 제작해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관련 연구 촉진과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윤성호 박사는 “대장균의 생체 네트워크 규명으로 맞춤형 유전체 설계가 가능해져 유용한 물질 생산에 적합한 효율적인 미생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의료용 단백질과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고효율의 세포공장 실현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며 “앞으로 상처치료제와 바이오 연료의 생산에 필요한 실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박사는 또 “대장균을 이용해 의약품과 바이오에너지 등을 생산하는 고효율 맞춤형 미생물 바이오공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체 네트워크에 대한 시스템 수준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대장균을 비롯한 세포공장의 유전자 정보는 물론 대사와 생리 및 기능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부족해, 주로 단순한 시행착오 방식(무작위로 하나씩 맞춰보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진척이 더디고 비효율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 온라인에 지난 6월 29일 게시됐다. (논문명 : Comparative multi-omics systems analysis of Escherichia coli strains B and K-12)

smyo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