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국가경쟁 치열…52시간 족쇄 풀 유연근무제 절실"
19일 하나마이크론서 '충남도 경제상황점검회의'
삼성전자·대학 등 30여 개 기관 참여…"국가간 경쟁 대응해야"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반도체 산업계는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충남도는 19일 충남 아산 하나마이크론 대회의장에서 '2024년 제2차 경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반도체 산업의 현안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태흠 충남지사를 비롯해 삼성전자·하나마이크론 등 관련 기업, 국립공주대·한국기술교육대 등 대학, 한국산업은행 등 경제 유관기관·단체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경제 동향과 충남도의 반도체 육성전략을 경청한 뒤 반도체산업의 현재를 소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항을 건의했다.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엠이엠씨코리아㈜의 김탁영 전무는 "국내에 3공장 건립을 추진하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으로 옮기게 됐다"며 "이 과정을 통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고 냉혹하다는 현실을 목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기환 스테코㈜ 대표이사도 "반도체산업은 국가 간 전쟁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 중국과 경쟁하고 있지만 원가 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기술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참석자들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필요하지만 52시간제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철호 ㈜티에스이 대표이사는 "반도체는 개발기간이 상당히 중요해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52시간 근무시간에 제한돼 대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현기 삼성전자㈜ 부사장도 "반도체산업이 국가 총력전 양상을 띠면서 미국과 중국, 대만 등 많은 지원 정책을 내고 있다"며 "국내도 반도체특별법 제정 등 노력하고 있지만 근로시간 유연성을 확보하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8시간 일하고 집에 갔다가 와서 다시 8시간 일하는 일이 잘 안된다"며 "일을 할 때는 몰아서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도가 마련돼 있으면 안심하고 경쟁력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흠 도지사는 "반도체는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세계 각국은 반도체에 사활을 걸었는데 우리는 '반도체특별법'도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충남도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업체와 다수의 소·부·장 기업이 입지한 반도체산업 중심지로서 그 어느 지역보다도 과감하게 반도체 업계를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앞서, 충남도는 반도체 첨단패키징을 미래 신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 조례와 전담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issue7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