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빌라 여성 집에 무단 침입한 40대 '무죄→징역 6개월'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같은 빌라에 사는 여성에게 관심을 표시하다 거절당하자 집에 무단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40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박상준)는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A 씨(40)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3월 31일 오전 1시 35분께 대전 유성구 자신과 같은 빌라에 사는 20대 여성 B 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알 수 없는 방법으로 B 씨의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낸 A 씨는 현관문을 열고 거실을 거쳐 집 안쪽 베란다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집에서 잠을 자던 B 씨가 인기척을 느끼고 현관문 밖으로 도주했다.

A 씨는 범행 1년 전부터 B 씨의 집 문에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며 명함을 꽂는 등 지속해서 관심을 표시했으나 거절당해 왔다.

특히 이전에도 배달일을 하며 알게 된 출입문 비밀번호로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다른 여성의 집에 침입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이 강하게 의심된다면서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죄의 근거로 △피해자의 집에서 채취한 슬리퍼의 크기가 피고인의 것으로 보기에 다소 작은 점 △피고인이 사전에 피해자의 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들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국과수에 따르면 사람이 지면을 밟을 때 발의 모든 부분에 무게를 싣지 못해 실제보다 족적이 작게 나타난다”며 “피고인은 범행 당시 신고 있던 걸로 추정되는 슬리퍼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지만 분실 경위 등에서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의 수법이 피고인의 이전 범죄 전력과 매우 유사하다”며 “피해자의 진술에 모순되는 점이 없고 구체적인 점, 범행 직후 공동현관문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물과 피고인의 인상착의가 매우 유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주거 침입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