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로 노인 치어 숨지게 한 60대 2심도 무죄…왜?
재판부 “사망원인인 대퇴골 골절은 불상 원인 가능성”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도로가에 쓰러진 노인을 화물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5-2형사부(재판장 안영화)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를 받는 A 씨(64)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7월 4일 오전 8시 55분께 충남 논산 부적면 한 도로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다 피해자 B 씨(86)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일 B 씨는 응급실에서 좌측 대퇴골 골절 등을 진단받아 약 2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9일 돌연 의식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중환자실에서 입원, 한 달 뒤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이후 진행된 의료 감정은 B 씨가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은 후 겪은 와상상태와 패혈성 쇼크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A 씨에게 피해자 사망에 대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일으킨 교통사고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사건처리표 등 증거를 종합해 보면 사고 당시 이미 피해자가 넘어져 누워 있는 상태에서 피고인의 차량 바퀴가 오른쪽 팔을 밟고 지나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망원인이 된 대퇴골 골절은 불상의 원인으로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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