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승강PO 1차전 앞두고 천안종합운동장에 웬 근조화환?
천안시티FC 서포터즈, 라이벌팀에 홈구장 내준 구단에 항의
충남아산FC 28일 첫 승격 도전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K리그2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리는 천안종합운동장에 근조화환이 세워졌다. 홈구장을 라이벌팀에게 내준 구단에 대한 천안시티FC 서포터즈들의 항의 표시다.
28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 주변에 근조화환 40개가 설치됐다. 화환에는 '천안종합운동장은 천안구단과 천안시민의 것' '충남아산FC 홈경기로 천안종합운동장 사용을 반대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화환은 천안시티FC서포터즈인 '제피로스' 회원들이 자비로 직접 마련한 것으로 문구도 회원들이 직접 작성했다.
또 천안시티FC 구단주인 박상돈 천안시장과 충남아산FC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충남도지사를 비난하는 내용도 다수 적혔다.
회원들은 정당한 절차와 선수 및 시민들에 대한 설득 과정없이 손쉽게 홈구장을 내줬다며 박상돈 시장과 김태흠 지사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제피로스 한 회원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 충남아산FC가 천안의 홈구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경우 절차가 무시됐다"며 "구단 간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다 내 집 안방을 내주는 선수와 시민들에게도 의견을 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근조화환이 설치되자 천안시티FC 관계자들이 근조화환에 적힌 문구를 임의로 절단해 서포터즈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갈등의 발단은 충남아산FC가 K리그2 승강 PO에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2위에 오른 충남아산FC는 승강 PO를 통해 창단 후 첫 승격에 도전한다.
하지만 충남아산FC의 홈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이 잔디 교체 공사에 들어가면서 충남아산FC는 승강전 홈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도비를 지원하는 충남도가 중재에 나서고 천안시가 천안시티FC의 홈구장인 천안종합운동장 사용을 승인하면서 충남아산FC는 라이벌팀의 홈구장에서 승강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박상돈 시장은 대관 승인 후 입장문을 통해 "천안 축구의 자부심으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온 특별한 공간을 지역 라이벌인 충남아산FC 승강PO경기를 위해 대관해 시민 여러분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줬음을 깊이 이해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산은 축구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상생이 중요한 이웃 도시"라며 "충남의 수부 도시인 천안이 큰 틀에서 상생과 발전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대관을 결정하게 됐음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제피로스는 "과연 누구를 위한 상생이고 협력인지 의문"이라며 "연고지 팀이 없는 경기장이 있음에도 본인들이 편한 곳으로 추진한 행태"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승강전이 치러지는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에 집회를 신고한 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근조화환을 설치해 놓고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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