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폐플라스틱 재활용·열분해유 대량 생산 공정 개발

화력발전소 보일러에 활용하는 순환유동식 공정 적용

열분해 순환유동층 시스템 개념도. (에너지연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연간 1만톤에서 9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열의 순환을 통한 대량의 폐플라스틱 처리 실마리를 제시해 주목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CCS연구단 황병욱 박사 연구팀이 화력발전소의 보일러에 주로 활용하는 순환유동식 공정을 적용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열분해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에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기 위해서는 킬른 방식이 사용된다. 킬른 방식은 원통 안에 폐플라스틱을 넣고 외부에서 열을 가해 발생되는 유증기를 응축시켜 열분해유를 얻는 공정이다. 공정 설계가 간단하지만 원통이 커질수록 외부에서 내부 중심까지 열전달이 어려워 대형화의 한계가 있다.

또 이 방식은 하루에 20톤 이하의 플라스틱만 처리할 수 있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간 90만 톤의 열분해 처리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외부에서 지속적인 열 공급이 필요하고 열분해 후에는 잔여 폐기물을 처리한 후 다시 공정을 시작할 수 있어 연속 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순환유동층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순환유동층 기술은 연료를 연소시킬 때 고온으로 가열된 모래 등의 열매체가 순환하면서 지속적으로 열을 전달하는 연소 방식이다.

이 공정의 핵심은 열의 순환이다. 연소 반응기에서 가열된 고체입자 상태의 촉매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열분해 반응기로 이동해 열을 전달한다. 여기서 얻어진 열은 투입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는 데 사용된다. 이후 온도가 낮아진 촉매는 잔여물과 함께 다시 연소 반응기로 돌아온다. 이때 잔여물은 소각되고 촉매는 소각열에 의해 재가열되며 다시 열분해 반응기로 이동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는 원리다.

이 공정을 활용하면 원료투입에서 열 공급과 잔여물 처리까지 지속적으로 순환되기 때문에 연속 공정이 가능하다. 또 촉매가 반응기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반응기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 열을 전달할 수 있고 대형화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하루 100㎏에 달하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뿐 아니라 생활 폐기물로 제조된 고형연료제품(SRF)까지 열분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고형연료제품을 열분해 시 기존 공정 대비 약 1.2배 높은 37%을 달성했으며 생성된 열분해유의 경질 유분 함량은 45%로 약 2배의 품질 향상을 나타냈다.

왼쪽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김대욱 기술원, 황병욱 박사, 최유진 기술원, 장재준 학생연구원. (에너지연 제공)/뉴스1

황병욱 박사는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폐기물을 연속적으로 열분해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며 “이 기술은 대량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고 양질의 열분해유 생산이 가능한 열분해 핵심 기술로 우리나라 폐플라스틱 열분해 목표 달성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분야 세계적 권위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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