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의심하는 배우자 살해한 50대 여성…2심서 '미필적 고의' 주장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를 살해한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미필적 고의'를 주장했다.
26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은 A 씨(54)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1심의 형이 너무 낮다’, A 씨 측 은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 1심 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문제가 있다’며 항소했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범행 직후 피고인이 찾아간 이웃을 양형 증인, 국립과학구사연구원 법의학관을 증인으로 각각 신청했다.
변호인은 “이들 부부가 평소 어떻게 싸웠는지, 범행 후 피고인의 심리상태가 어땠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법의학관의 경우 1심에서 사실조회를 요청했지만 불분명하게 답변받아 직접 묻고자 한다”고 신청 취지를 밝혔다.
앞서 1심에서 A 씨 측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흉기의 날이 위로 향하게 들었다며 미필적 고의를 주장했지만 국과수는 사실조회를 통해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는 주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이 가정폭력을 당해왔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사망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가까운 이웃이라고 둘 사이 내밀한 관계는 제삼자가 알 수 없어 증거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조회 회신이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각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A 씨 측으로부터 증인 신청 취지서를 받아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1월 7일 오후 2시 40분에 열린다.
A 씨는 지난 4월 17일 오후 10시 59분 충남 예산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피해자 B 씨의 좌측 복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지인들과 저녁 모임을 한 후 귀가했으나 B 씨가 외도를 의심하며 추궁하자 서로 욕설을 하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어 밖으로 나가려는 자신을 B 씨가 제지하자 흉기를 휘둘러 위협하다 살해했다.
10년간 사실혼 관계로 있던 A 씨와 B 씨는 평소 금전 문제, 외도 의심 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을 뿐 확정적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건 직후 자신이 피해자를 흉기로 찔렀다고 경찰에 진술하는 등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적 없는 초범인 점, 계획적으로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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