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이나 다름없다"…마법학교 수학여행 눈길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해리포터 교복 입고 자연사관·천제관 탐방
디테일한 설정에 성인·아이 모두 즐겨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머글도 머지않아 과학을 이용해 우리 마법사와 비슷한 힘을 가지게 될지도 몰라요”
24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우주과학공원. 이날 이곳에는 영화 해리포터 속 마법학교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나로호 모형을 보며 로켓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사회자는 로켓을 마법사들의 이동 수단인 빗자루에 비유하면서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를 소개했다.
“빗자루보다 훨씬 무거운 로켓으로 하늘을 뚫고 날아갈 생각을 하다니. 마법사의 관점에서는 인간들이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러자 검은 긴 망토에 색색의 머플러, 지팡이까지 손에 쥔 아이들은 진짜 마법사가 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신나 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전날부터 가상의 ‘뉴턴 스칼라 마법 학교’ 학생들의 수학여행 장소인 ‘머글과학관’으로 탈바꿈했다.
머글은 해리포터에서 마법사들이 마법을 쓸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마법사가 된 참가자들이 머글의 마법인 과학에 대해 알기 위해 과학관을 방문했다는 설정이다.
행사장 곳곳에서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디테일한 설정들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운영 부스에서 마법의 주문을 외우자 마법사들이 쓰는 양피지처럼 누렇고 거칠한 촉감의 입학통지서가 건네졌다.
마법의 서를 찾는 미션이 주어진 참가자들은 “첫 걸음을 거대한 공룡의 뼈를 지나며 시작된다”와 같은 판타지 수수께끼를 풀면서 자연사관, 과학기술관, 천체관을 돌아다녔다.
마법사들이 지팡이 가게에서 나만의 지팡이를 고르듯 목공 샤프를 구입하기도 하고, 실링왁스를 녹여 나만의 마법사 인장을 만들기도 했다.
카페 메뉴의 마력을 주입하는 ‘빛나는 복숭아 물약’이나 핫초코에 마시멜로우를 띄운 ‘녹아내리는 드래곤알’ 같은 작명센스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직장인 고 모 씨(30)는 “마법학교 컨셉 행사라는 소식에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과학관을 방문했다”며 “입학통지서나 스탬프가 어른들의 해리포터의 향수를 자극할 만큼 퀄리티가 높고 과학관도 자연스럽게 둘러보게 해 정말 유익하다”고 전했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판타지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겁게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학과 기술을 통해 마법과 과학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다음달 1일까지 ‘마법학교 수학여행’ 행사를 열고 스탬프투어, 대전아트필하모닉 초정 공연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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