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사노조 "내년 도입 AI 디지털교과서 혼란 우려"

“구체적 실체 공개되지 않은 채 연수만 급하게 진행”

지난 9월 11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실혁명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AI디지털교과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내년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놓고 교육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전교사노조는 6일 정부가 내년 3월 초등학교 3, 4학년(수학, 영어, 정보),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수학, 영어, 정보), 특수학교(국어)에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한다고 발표했으나, 이 교과서의 구체적인 실체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수만 급하게 진행돼 교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한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개선 요구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0월23~27일 대전 초중등교사 537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설문 응답자 중 AI 디지털교과서 연수에 참여한 사람은 70.4%에 달했으나, 연수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19.2%에 그쳤다.

또 참여자의 76%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한 학습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미완성된 콘텐츠를 활용해 연수를 받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이밖에 AI 디지털교과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선행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안정적 학교 전산망 구축(54%)과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행정업무 경감(51.2%)을 꼽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현재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터넷 접속 지연과 오류가 발생해 수업 진행에 애를 먹는다"며 "기기가 문제가 아니라 학교에 깔린 인터넷망의 노후화 때문이고 대전시 많은 초등학교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 중 잠시 활용할 뿐인데도 잦은 문제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내년에는 초등 3, 4학년이 거의 매일 비슷한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수업을 할 텐데 제대로 된 수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학습자 흥미 유발(43.6%), 교육 데이터 활용(36.7%), 맞춤형 학습 실현(35.4%) 등이 꼽혔다.

반면 우려되는 점으로는 디지털 기기 과의존 심화(77.7%),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74.9%), 기술적 문제로 인한 수업 차질(47.3%) 등으로 나타났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교육활동이 아닌 업무가 가중돼선 안되고 현장 교사들의 우려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AI 기술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인정하되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과 교육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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