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극한 환경서 열에너지 유지 열전 소재 개발…세계 처음

한밭대·기계연 공동 연구팀, 나노 리본 꼬아 실 형태 제작

고분자 첨가제 없는 순수 무기물 섬유형 유연 열전소재 연구 개략도 및 실제 이미지. (KAIST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열에너지 성능을 유지하는 열전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와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립한밭대학교 오민욱 교수, 한국기계연구원(KIMM) 정준호 박사 연구팀과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를 위한 혁신적인 에너지 수확 솔루션인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열전 섬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열전 소재는 온도 차가 있을 때 전압을 발생시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재로, 현재 약 70%의 에너지가 폐열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유연 열전 소재는 고분자 첨가제가 들어가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무기 열전 소재는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첨가제 대신 나노 리본을 꼬아 실 형태의 열전 소재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무기 나노 리본의 유연성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연구팀은 나노몰드 기반 전자빔 증착 기술을 사용해 나노 리본을 연속적으로 증착한 후 이를 실 형태로 꼬아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무기 열전 섬유를 제작했다.

이 무기 열전 섬유는 기존 열전 소재보다 높은 굽힘 강도를 지니며 1000차례 이상의 반복적인 구부림과 인장 테스트에도 전기적 특성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이 만든 열전소자는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소자로 섬유형 열전소자로 옷을 만들면 체온으로부터 전기가 만들어져서 다른 전자제품을 가동할 수 있다.

이밖에 실제로 구명조끼나 의류에 열전 섬유를 내장해 에너지를 수집하는 시연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산업 현장에서는 파이프 내부의 뜨거운 유체와 외부의 차가운 공기 사이의 온도 차를 이용해 폐열을 재활용하는 고효율 에너지 수확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도 열었다.

KAIST 장한휘 박사과정(왼쪽부터), 고려대 세종캠퍼스 제어계측공학과 안준성 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용록 박사, 한국기계연구원 정준호 박사, 한밭대 오민욱 교수, KAIST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KAIST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뉴스1

정연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무기 유연 열전 소재는 스마트 의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활용될 수 있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인규 교수는 “이 기술은 차세대 에너지 수확 기술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산업 현장의 폐열 활용부터 개인용 웨어러블 자가발전 기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장한휘 박사과정 학생과 고려대 세종캠퍼스 안준성 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용록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온라인에 지난달 17일 게재됐다. 또 우수성을 인정받아 뒷면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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