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연구사업을 뷰티 기업이?…"공공사업 기업 선정 허점"
[국감브리핑] ‘같은 대학 교수 기업 챙겨주기’ 산림청 걸러내지 못해
임호선 “사업 취지 훼손 않도록 수행 대상 재검토·개선 필요”
- 박찬수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산림청이 올해 신규로 진행하는 ‘산사태 대응 연구 사업’에 뷰티기업을 선정, 공공사업이 개인 이익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업 참여 대학이 신청 조건을 맞추기 위해 ‘같은 대학 소속 교수의 기업’을 끼워 넣은 것인데, 산림청이 심의 과정에서 이를 거르지 못하며 신규 사업이 사실상 대학의 ‘교수 기업 챙겨주기’ 도구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산림청은 올해 초 ‘산림산업 현장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의 신규 과제 6개(조림·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목재산업·단기소득 임산물)를 선정하고 총 220억 원의 정부 출연금 투입을 결정하였다. 이에 서울대, 국민대, 경북대, 충남대 등 11개 대학을 선정했고,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호선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의 과제 중 3개의 과제(산사태·산림병해충·목재산업)에 선정된 거버넌스가 연구 전문성과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같은 대학 소속 교수의 기업‘을 포함하고도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산사태 통합관리 전문인력 양성 센터’ 과제는 국민대와 ‘케이바이오랩’이 함께 사업을 수행한다. ‘케이바이오랩’은 같은 대학 모학과 A교수가 대표로 있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VSP-COMPLEX(피부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는 자연 유래 소재), Guard-K complex(반려동물 항균소재, 화장품 보존재 등 활용)’ 등 피부미용과 관련된 기술을 대표 특허로 보유하고 있고 스킨케어 제품도 출시한 사실상 ‘뷰티 기업’이다.
‘산림병해충 전과정 대응 현장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단’ 과제는 경북대와 ‘산림환경공간기술연구소’가 함께 사업을 수행한다. ‘산림환경공간기술연구소’는 같은 대학 모학과 B강사가 대표로 있는 기업으로, ‘기타 기술 및 직원 훈련학원’ 업종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사원이 8명에 불과하다.
‘목조건축기반 목재산업분야 임무지향형 전문인력 양성사업’ 과제는 충남대와 ‘우디즘목재이용연구소’와 함께 사업을 수행한다. ‘우디즘목재이용연구소’ 또한 같은 대학 모학과 C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사단법인이다.
산림청은 사업 참여 대상 심의 과정에서 참여 기업의 전문성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선정평가 배점기준에 따라 거버넌스별 채점이 이루어진 것이지, 세부 기관에 대한 채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산림청이 산림 산업 인재양성과 취업 연계를 위한 중요한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학 측이 소속 교수의 기업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신청 요건을 맞추는 행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공 사업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의 취지와 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사업의 수행 대상에 대한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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