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고" 축제 다회용기 사용 호응

천안흥타령춤축제 다회용기 첫 도입…그릇·수저 등 15만 개
업체 "안전성 확보"…시 "문제점 보완해 확대할 것"

천안흥타령춤축제에 방문한 시민이 다회용기에 든 음식을 옮기고 있다.(천안시청 제공)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지난 26일 '천안흥타령춤축제 2024'가 열리고 있는 천안종합운동장을 방문한 이 모 씨(43·여)는 축제를 둘러본 뒤 먹거리존을 찾았다. 빈대떡 등 조리 음식을 주문한 이 씨는 갓 조리된 음식을 보고 한번, 음식을 건네받으면서 또 한 번 미소 지었다.

이 씨는 "빈대떡이 뜨거워 열기가 손에 전달될 줄 알았는데 두툼하고 튼튼한 그릇에 담겨 있어 안전하게 음식을 들고 이동할 수 있었다"며 "축제 음식을 다회용기에 처음 받아봤는데 음식을 안전하게 먹으면서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매년 수십만 명이 즐기는 대한민국 대표 춤축제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축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축제의 즐거움을 더하고, 관람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먹거리는 축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빠르고 간편하게 조리한 음식이 제공돼야 하는 특성상 일회용품 등 쓰레기 발생량이 많다.

올해로 20회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흥타령춤축제를 준비한 천안시는 쓰레기 저감을 위해 다회용기 사용을 선택했다.

먹거리를 판매하는 업체에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처음 시도하는 정책인 데다 참여 업체의 호응, 수거 및 세척 안전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관련 분야에서 노하루를 쌓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에 역할을 맡겼다.

공법단체인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복지 분야 사업을 하다 일자리 창출과 환경 보호, 2가지 열매를 얻을 수 있는 다회용기 세척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보훈부로부터 인정받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천안흥타령춤축제에는 5일간 안전성과 내구성을 고려해 젖병과 똑같은 소재로 만든 15만 개의 다회용기 그릇과 컵, 포크, 수저 등이 공급된다. 푸드트럭 10곳, 간편식 음식 부스 10곳에서 사용한다.

천안흥타령춤축제에 공급된 다회용기./뉴스1

사용한 용기는 수거해 대전의 세척 공장에서 살균 소독한 뒤 다시 가져온다.

배현우 특수임무유공자회 다회용기사업 본부장은 "수거 용기는 수류, 초음파 헹굼, 3단계 고온수 세척 등을 거친 뒤 살균, 건조를 통해 미세 유해균 99.9%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회용기 사용 시 일회용품보다 용기별 탄소 배출이 24~50g 저감하는 효과가 있고 미세 플라스틱의 체내 유입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람객은 물론 판매자도 경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푸드트럭에서 핫도그를 판매하는 A 씨는 "용기가 핫도그 크기에 맞지 않아 전달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5일간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을 경우 20만 원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부 업체는 사용 불편 등을 이유로 일회용품을 사용하다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일회용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축제 기간 다회용기 회수율과 사용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다회용기 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용 완료한 다회용기를 반납하는 모습.(천안시청 제공)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