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국수 ‘꼬시래기’ 항공유·의약품 원료로 환골탈태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생산공정 개발

꼬시래기와 (R)-GVL 액상.(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바다의 국수 '꼬시래기'를 항공유·의약품 원료로 환골탈태 시키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 연구진은 강원대와 해조류를 원료로 바이오항공유의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러한 생산 과정에서 나온 잔여물은 리튬 이온전지의 음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상용화된 바이오항공유 생산 공정 중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가장 큰 방법은 바이오매스로 미생물을 발효시켜 전구체를 얻는 방식인데, 전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고압의 수소를 이용한 반응도 필요해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 또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전구체의 양은 투입된 발효량의 15% 수준에 불과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발효 없이 원스톱 효소 반응으로 전구체를 생성할 수 있는 레불린산 기반의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을 이용하면 간단한 전처리만으로 해조류를 레불린산으로 변환하고 효소 반응을 통해 기존 전구체보다 활용도가 높은 (R)-감마 발레로락톤을 생산할 수 있다.

공정의 핵심은 효소 반응을 통해 레불린산을 전구체로 직접 전환하는 것이다.

꼬시래기 등 해조류는 산처리만 거쳐 레불린산으로 전환된다. 이후 연구진이 개발한 개량 효소를 통해 전구체인 (R)-감마 발레로락톤을 생성한다. 바이오매스로 미생물을 발효시키는 기존 공정과 달리 효소 반응만 필요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바이오매스로도 10배 더 많은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다.

이밖에 연구팀은 레불린산을 생산하고 남은 꼬시래기 잔여물은 탄화 공정을 통해 리튬 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활용했다.

또 탄화된 꼬시래기 잔여물로 이차전지 음극 소재인 ‘하드 카본’을 제작해 리튬 이차전지에 적용하고 용량, 출력, 수명 특성을 분석, 적용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

민경선 박사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조류 확보에 있어 지장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 기술은 해조류로부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 가능한 물질을 생산하는 공정 개발과 함께 잔여 바이오매스까지 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 '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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