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 뇌 통증 정도 기대치·실제 자극 세기 통합 규명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측정

뇌의 활성화 정도를 표상하는 공간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통증 정보의 보존과 통합. (기초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통증을 느낄 때 통증 요인들이 어떻게 통합돼 통증을 경험하는지를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단장과 유승범 참여교수 공동연구팀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한 뇌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가 통증 정도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 자극의 세기를 어떻게 통합하는지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통증은 외부 자극에 대한 단순한 신체적 반응이 아닌 생물학적·심리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험이다.

기존 연구는 통증 요인들이 각각 뇌의 어느 영역을 활성화하는지를 밝혔으나 이 요인들이 어떻게 하나의 통증 경험으로 통합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통증 요인들이 통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피험자들에게 앞으로 주어질 열 자극(통증 자극)이 얼마나 아플지 예측하게 했다.

이후 피험자의 팔뚝에 열 자극 기기를 부착해 다른 강도의 자극을 전달하며 fMRI로 뇌 신호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같은 자극의 세기에도 통증이 클 거라고 예상한 피험자가 그렇지 않은 피험자보다 더 아프다고 보고해 통증에 대한 기대치와 자극의 세기가 통합돼 통증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통증 정보가 뇌에서는 어떻게 통합되는지 밝히기 위한 가설을 세웠다.

이 같이 뇌의 피질계층별로 나눠 fMR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설과 달리 모든 피질계층의 뇌 영역에서 예측과 자극 정보를 모두 보존하고 있었다.

다만 통증 정보의 통합은 오직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만 이뤄졌다.

특히 피질계층 영역별로 각 통증 정보를 보존하는 하위 공간이 존재했고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는 각 하위 공간에서 나오는 정보 패턴들의 합과 실제로 피험자들이 보고한 통증의 양상이 일치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통증 정보가 단순히 뇌의 특정 영역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 통합돼 통증 경험을 형성함을 규명했다.

기존 연구가 주로 특정 뇌 영역과 통증 정보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통증 정보들이 어떻게 통합되는지에 대한 수학적 원리를 밝혀낸 것이다.

우충완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부단장. /뉴스1

우충완 부단장은 “이번 발견은 통증의 신경과학적 이해를 확장하는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만성 통증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유승범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참여교수. /뉴스1

유승범 교수는 “뇌 활성화 패턴의 기하학적 정보를 이용해 각기 다른 정보의 통합 메커니즘을 밝힌 혁신적 연구”라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