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2일차' 대목 맞은 대전 중앙시장…상인들 "없던 힘도 솟는다"

추석 연휴 둘째 날인 15일 오전 대전 중앙시장 수산물 가게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4.9.15 /뉴스1 ⓒ News1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펄떡펄떡 움직이는 꽃게가 1㎏ 2만 5000원~"

추석 연휴 둘째 날인 15일 오전 9시. 이날 대전에서 제일 규모가 큰 중앙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붐비면서 본격적인 명절 분위기를 냈다.

오랜만에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큰 소리로 손님을 불러세우거나 이쑤시개에 꽂은 떡과 과일을 건네며 활기찬 모습이었다.

추석까지 이어진 늦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손님 행렬에 상인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수산물 가게 사장 김 모 씨(54)는 "시장 사람들에게는 일 년에 딱 2번 있는 대목 아니겠느냐"며 "이때는 없던 힘도 솟아나서 일을 한다. 안 먹어도 배부른 기분"이라며 웃었다.

추석 연휴 둘째 날인 15일 오전 대전 중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4.9.15 /뉴스1 ⓒ News1 허진실 기자

두 손 무겁게 식재료를 든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보낼 긴 연휴를 생각하면서 들뜬 모습이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던 주부 김 모 씨(68)는 "이틀 뒤 딸네 부부가 오는데 마침 그때가 딸 생일"이라며 "좋아하는 소고기미역국도 먹이고 잡채 같은 명절 음식도 해서 들려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일을 고르던 전 모 씨(55)는 "연휴가 길어 장을 좀 넉넉하게 봤더니 장바구니가 금세 다 찼다"며 "올해는 추석까지 한여름처럼 덥다. 이걸 집까지 어떻게 들고 갈지 걱정"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매년 솟구치는 장바구니 물가에 살 게 없다며 시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시장에서 60년간 채소가게를 했다는 차 모 씨(84)는 "추석에는 항상 선선하게 장사했던 기억인데 이런 적은 살면서 처음"이라며 "하도 더워서 채소도 잘 안 나온다. 시금치가 한 근에 만 원이니 사람들이 쳐다도 보지 않는다"며 한숨을 지었다.

채소를 사던 김 모 씨(55)는 "집 근처 작은 시장은 채소가 너무 비싸 오이나 아삭이는 애초에 들여오지도 않았다"며 "차례상은 둘째치고 가족끼리 먹을 걸 조금 샀더니 10만원이 훌쩍 넘었다. 장 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라고 걱정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