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폭행' 태권도부 후배 괴롭힌 선배 2명 징역형 집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고등학교 태권도부에서 후배들을 성추행하며 괴롭힌 선배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피해 예방 노력을 소홀히 한 학교의 책임도 있다며 형 집행을 유예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19) 등 2명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B 씨(19)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천안의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 3학년이던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기숙사에서 합숙생활하던 1학년 후배 3명을 반복해 추행하고 괴롭히다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성기를 잡거나 담배꽁초를 손에 갖다 댔고 얼차려를 시키며 괴롭혔다.

피해를 묵묵히 참던 피해자들은 부모와 학교에 사실을 알리고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갔다.

A 씨 등은 장난에 불과했고 추행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며 유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뤄졌고 방법이나 수단이 가학적이기도 해 장난의 범주를 넘어선 것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학교에도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도 팀의 위계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저학년 시절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선후배 간 폭행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학교 분위기도 범행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합숙생활을 면밀히 관찰하거나 지도하지 않은 교육 당국의 책임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피해자의 보호자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이번에 한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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