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하던 아내 고속도서 내려 숨지게 한 남편 2심도 금고형 구형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지난해 3월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에서 내렸다가 고속버스에 치어 50대 여성이 숨진 사고와 관련, 검찰이 남편과 버스 기사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을 구형했다.

11일 대전고법 형사4부(재판장 구창모) 심리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 기사 A 씨(59)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남편 B 씨(66)에 대한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에서 버스기사 A 씨는 금고 1년을, 남편 B 씨는 금고 2년을 각각 선고받은 뒤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80여m가 아닌 최소 정지거리인 103.1m 전방에서 피해 차량을 봤더라도 과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전방주시 의무나 사고회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고 발생 원인을 제공한 점, 피고인이 잘못을 인식하고 반성하는 점,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이 합의하는 데 동의해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B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인과 15년 동거하면서 사실혼 관계로 살아왔다. 자신의 잘못으로 고인에게 이렇게 중한 결과가 나올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인의 딸과 합의하지 못했지만 공탁한 점과 합의를 위해 노력한 점을 감안해 원심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B 씨는 “슬픔 속에서 살아갈 유족에게 깊이 사죄드린다”며 “다만 이번 사건으로 15년간 모은 돈을 고인의 딸에게 모두 줬다. 공공근로라도 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심 재판부는 운전기사 A 씨가 고속도로 버스 전용도로를 주행하며 일종의 방심과 주의 태만이 있었을 것이라는 1심의 판단이 정당한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B 씨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은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 아닌 살인미수에 준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피고인은 당시 울컥해서 화가 치밀어올랐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고재판은 10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A 씨는 지난해 3월 19일 오전 9시 25분께 충북 청주 서원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남청주 IC 인근에서 고속버스를 몰던 중 정차한 차량 뒤에 서 있던 50대 여성 C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C 씨는 남편 B 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이동 중 말다툼을 벌였는데 B 씨가 차를 세운 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해 차에서 함께 내렸다가 사고를 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 측과 온전히 합의하지 못했으나 피해자의 과실도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각각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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