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폭주 예고' 천안·아산 도심서 심야 소란…대규모 폭주는 없어
경찰, 도로 통제 등 사전 차단…불법개조 등 150건 적발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광복절인 15일 새벽 오토바이와 자동차 폭주족들이 충남 천안 도심에서 소란을 일으켰다.
이날 오전 0시께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사거리 일원엔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은 폭주족들의 위험한 운행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전날 오후 10시부터 왕복 4차로 중 3개 차로를 차단했다.
반면 유관순 열사상이 우뚝 솟아 있는 교통섬에선 앳된 청소년들이 하나둘 모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는 늘어나 교통섬을 점령하는 수준까지 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 30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폭주'가 예고됐던 시각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모인 대부분은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들이었다. 경기도와 서울 등에서 '원정 관람' 온 경우가 많았다.
A 군(10대)은 "(폭주를) 구경하러 경기도 광명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며 "폭주는 불법이니까 보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왔다고 밝힌 B 씨는 "폭주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예고된 시간이 다가올수록 도로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은 더 늘어났다. 도로 주변 골목 등에서도 폭주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차량과 오토바이 등이 뒤엉켰다. 이들은 굉음을 내며 운행하는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등장할 때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경찰이 도로를 차단하고 단속에 나서면서 '대규모 폭주'는 실행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폭주 행위에 대비하기 위해 천안·아산권 3개 경찰서 및 지자체 등 10개 기관이 역할과 임무를 분담해 대응했다"며 "대규모 폭주 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주 대응엔 경찰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모두 383명의 인력과 암행순찰차, 싸이카 등 장비 77대가 투입됐다.
이들은 폭주족 집결이 예상된 천안 및 아산 시내권 6개소를 물리적으로 차단했다.
경찰은 또 소음 및 불법 개조·무등록·불법주정차 등에 대한 입체적인 단속 활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해 모두 150건의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음주 운전 8건(면허취소 3건·정지 5건), 무면허 2건, 불법 개조 21건, 번호판 가림 1건 등에 대해선 형사처분할 예정이다.
암행순찰차 및 현장 경찰관들이 채증한 폭주족들의 추가적인 위법행위는 영상 분석을 통해 공동위험 행위 등으로 철저히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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