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애국창가집 '망향성' 원본 첫 공개

일제강점기 부른 애국창가·유행가 등 163곡 수록
독립운동가 이국영 지사 필사…딸이 기증, 독립군가 노래도

독립운동가 이국영 지사의 딸 민유식 여사가 14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 '망향성' 자료공개 행사에서 어머니 사진을 앞에 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24.8.14. /뉴스1 ⓒNews1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독립문의 자유종을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가자."

독립운동가 이국영 지사(1921~1956년)가 적은 '독립군가'를 딸이 노래했다.

14일 독립기념관 밝은누리관에서는 여성 독립운동가 이국영이 쓰고, 임시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불렀던 애국창가집 '망향성' 원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망향성'은 이국영 지사가 일제강점기 불리던 애국창가와 당시 유행한 노래의 가사와 악보를 직접 적어 놓은 창가집이다.

이국영 지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혁명여성동맹 회원으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다. 항일운동을 위해 조직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참여해 공연하거나 한인 교포들의 자제들을 교육할 목적으로 설립된 3·1유치원에서 교사로 활동했다.

동요와 유행가, 여행 주제가 등을 수록한 '망향편'과 나라사랑과 독립을 염원하는 노래가 담긴 '애국편'으로 나뉘어 모두 163곡의 노래가 실려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애국창가집 중 수록곡이 가장 많고 악보와 함께 실려 있는 유일한 필사본 창가집이다.

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가 여러 차례 공연했지만 제목만 전해지던 '낙화암'과 '장미화' 등의 가사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

또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독립군가'의 4절까지 가사를 온전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망향성'에 수록된 '너도 애국 나도 애국'. /뉴스1

미국에 거주하는 이국영 지사의 외손녀가 보관하던 것을 지사의 딸 민유식 여사가 독립기념관에 기증해 이날 처음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는 성악가인 민 여사가 '망향성'에 수록된 '너도 애국 나도 애국'과 '독립군가'를 직접 불렀다.

민 여사는 "어머니가 정성들여 적은 노래들을 부를 수 있게 돼 감사하고 눈물이 난다"며 "광복군과 여성 동지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준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망향성' 원본을 발굴하고 연구한 김수현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는 "망향성은 일제강점기 태생으로 독립운동한 분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고 그동안 온전히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군가의 가사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라며 "1910년대 전후의 애국창가집 위주 연구의 한계를 넘어 1930년대 후반, 독립운동 진영에서 가창됐던 애국창가의 지속성과 변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