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직녀 만나는 칠석…대전, 부사칠석문화제 개최
마을 화합·단결·번성 기원…부용이와 사득이 감격적 해후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8월의 두 번째 토요일이자 칠석(七夕)인 10일 대전 중구 부사동에선 마을의 화합·단결·번성을 기원하는 흥겨운 민속놀이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음력 7월 7일)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 이날 부사칠석놀이보존회관 일원에선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부사칠석문화제’가 열렸다.
부사동은 백제시대 윗마을(상부사리)과 아랫마을(하부사리)로 나뉘어 살았는데, 물이 부족해 두 마을은 사이가 나빴다. 그럼에도 양쪽 마을에 사는 처녀 부용이와 총각 사득이는 서로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득이가 백제군으로 전쟁터에서 전사해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에 낙심한 부용이는 사득이를 그리워하다 마을 뒷산 선바위에서 실족사했고, 이후 두 마을은 극심한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좌상의 꿈에 부용이와 사득이가 나타나 칠석날 견우·직녀가 해후를 풀 듯 영혼 결혼식을 올려주면 마을에 물을 주겠다고 했고, 칠석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샘을 고치고 부용이와 사득이의 혼례식을 올리자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는 데서 부사칠석놀이가 유래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김제선 중구청장과 오은규 중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주민 400여명은 선바위치성, 풍물놀이, 샘치기, 샘고사, 놀이마당으로 구성된 부사칠석놀이를 즐기며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염원했다.
부사칠석놀이는 1992년 대전 중구 민속놀이로 선정된 후 1994년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13년 대전 중구 향토문화유산 무형1호로 지정됐다. 2017년 광주에서 열린 제14회 추억의 충장축제에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사칠석문화제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1994년 결성된 부사칠석보존회 박승완 회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부사칠석놀이가 주민 화합의 축제로 계속 이어지도록 회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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