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해외여행시 인슐린 보관 어디에? '짐칸 vs 기내'

[의학칼럼] 무더운 여름철 당뇨병 환자의 건강관리 방법은?

추효선 대전선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대전선병원 제공)/뉴스1

(대전=뉴스1) 추효선 대전선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 무더운 여름은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계절이다.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혈당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합병증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지는 만성질환이다. 혈당은 ‘혈액 내 포도당 농도’를 의미하는데, 이를 조절하는 여러 호르몬 중 ‘인슐린’ 분비 여부에 따라 당뇨병의 유형이 달라진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아예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유형이고,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작용이 저하되거나 분비 능력이 떨어져서 발생한다. 2형 당뇨병이 1형 당뇨병보다 훨씬 흔한데 과도한 음식 섭취, 운동 부족, 비만, 유전적 소인 등 여러 원인이 있다.

여름에 당뇨병 환자가 주의해야 할 첫 번째는 바로 ‘음식 섭취’다.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혈당 관리에 해로운 음식 섭취는 피하라고 환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콜라,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를 포함해 이온 음료, 과일주스, 시럽이 든 커피 등 당이 첨가된 시원한 음료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또 빙수, 아이스크림, 탕후루 등 달콤한 간식도 식단에서 배제해야 한다.

과일은 당뇨병 환자에게 양날의 칼이다. 과일의 경우 식단에서 모두 제외하기보다는 섭취량을 제한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여름철 과일인 수박과 참외를 섭취한 뒤 당화 혈색소가 올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 게다가 여름 후반부로 갈수록 복숭아, 포도도 많아 나오는데, 복숭아는 두 조각 정도, 포도는 스무 알 이내로 먹는 등 절제가 필요하다.

과일을 갈아 먹거나 즙을 내어 먹으면 혈당을 더 빨리 올라가고 시럽 같은 당이 첨가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 여름철 식사로 흔히 먹는 냉면과 콩국수 등 국수류도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이다.

당뇨병 환자가 주의해야 할 두 번째는 운동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는 걸 추천한다. 다만 공복 운동 시 저혈당 위험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벽 운동 시 저혈당 위험을 고려해 운동 전 가벼운 간식 섭취를 추천한다. 여름철 한낮인 오후 1~3시 운동은 피해야 하고 탈수되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이때 당이 첨가된 이온 음료는 당연히 먹지 않는 게 좋다.

당뇨병 환자가 주의해야 할 세 번째는 ‘인슐린’ 관리다. 일반적으로 개봉한 상태로 사용하는 인슐린 펜은 30°C 이하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에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음을 넣은 보냉 백이나 보냉 텀블러에 보관하는 걸 추천한다.

특히 인슐린을 햇볕 아래 주차된 차량에 방치하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 개봉하지 않은 인슐린의 경우 평소와 같이 냉장 보관을 하면 된다. 또 인슐린은 기압에 따라 주변 온도가 변하며 변질될 수 있다. 휴가철 비행기를 타는 경우 인슐린을 당장 사용하지 않더라도 짐칸이 아닌 기내에 들고 탈 것을 권장한다.

추가로 조심할 사항은 옷차림이 짧아지며 생기기 쉬운 신체 상처다. 특히 물놀이 시 당뇨병 환자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놀이장에서 가능한 아쿠아슈즈나 신발을 착용해 발을 보호하고, 물놀이 후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여름은 여러 면에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위험한 계절이다. 그러나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로 올바르게 관리한다면 건강하게 혈당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