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마약 적발건수 11% 증가…자가 소비 소량 밀수↑

필로폰, 고정 수요·높은 가격 영향…MDMA, 2030세대 수요 지속
출발국 태국 1위, 미국 2위…국제 마약범죄조직 밀수 시도 여전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이 상반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상반기 마약밀수 적발건수가 11% 증가한 가운데 필로폰, 코카인, MDMA 밀수가 늘어났다.

적발 건수 증가는 국제우편 등을 이용, 자가 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밀수가 늘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필로폰은 국내 고정 수요와 함께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 시장가격으로 인해, MDMA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창령 관세청 조사국장은 17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상반기 마약밀수 단속 동향을 발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상반기 국경단계에서 총 362건, 298kg의 마약을 적발했다. 일평균 2건, 1.6kg에 가까운 마약밀수를 차단한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건수’는 11% 증가한 반면 적발 ‘중량’은 10% 감소한 수치이다.

주요 밀수경로를 보면 건수 기준으로 △국제우편(191건, 53%), △특송화물(86건, 24%), △여행자(82건, 22%), △일반화물(3건, 1%) 순이며, 중량 기준으로는 △특송화물(114kg, 38%), △국제우편(100kg, 34%), △여행자(56kg, 19%), △일반화물(28kg, 9%)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국제우편 경로의 적발 건수는 28% 증가한 반면, 적발 중량은 40% 감소했다. 이는 자가 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의 마약밀수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특송화물 경로에서 적발 건수는 7% 감소한 반면, 적발 중량은 33% 증가했는데 이는 특송화물을 이용한 1kg 이상 대형밀수의 중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적발된 마약의 주요 품목은 △필로폰(75건, 154kg, 52%), △대마(100건, 30kg,10%), △코카인 (4건, 29kg, 10%), △MDMA(40건, 16kg, 5%)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적발 중량 기준으로 필로폰은 10%, 코카인은 372%, MDMA는 35% 증가했고 대마는 64% 감소했다.

필로폰 밀수 증가 원인은 국내 고정 수요와 함께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 시장가격으로 인한 것이다.

‘클럽용 마약’이라 불리는 알약 형태의 MDMA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그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밀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카인은 국내반입이 아닌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선박 외부 씨체스트에 은닉된 멕시코발 코카인 28kg 적발건의 영향으로 증가했다.

적발된 마약의 주요 출발국은 △태국(62건, 76kg, 25%), △미국(81건, 60kg, 20%), △멕시코(2건, 29kg, 10%), △말레이시아(11건, 23kg, 8%), △베트남(52건, 16kg, 5%), △독일(23건, 14kg, 4%) 순이다.

동남아 국가발 마약은 지난해 상반기 전체 적발 중량의 51%, 올해는 47%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미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 중 태국, 베트남발 적발 중량은 감소한 반면, 말레이시아발이 112%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활동하던 국제 마약범죄 조직이 근거지를 말레이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한 후, 말레이시아발 항공 여행자에 단속을 집중한 결과이다.

관세청 한창령 조사국장은 “자가 소비 목적으로 추정되는 소량 마약 밀수가 증가한 가운데 국내 수요가 가장 많은 필로폰 밀수도 여전히 느는 만큼 마약범죄조직에 의한 마약 밀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마약의 국내수요 억제를 위해 마약탐지견의 활동 영역을 기존 공항만 구역에서 국내 군부대·교정시설 및 다중시설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 여행시 현지에서 판매하는 대마 제품과 양귀비 씨앗 등을 원료로 한 식품은 물론 마약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 등은 절대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