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토함산 3곳서 산사태보다 위험한 '땅밀림' 발생

경주 황용동 2곳, 문무대왕면 범곡리 1곳
녹색연합,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 발간

경주 황용동의 땅밀림이 진행중인 현장 모습, 산지의 급경사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녹색연합 제공)/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경주 토함산 정상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 3개소의 대형 산사태 현장에서 '땅밀림' 현상이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를 통해 경주 무장산·함월산·토함산 일대 73곳에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이 중 3곳에서 땅밀림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땅밀림이 확인된 곳은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범곡리 1곳이다. 이 중 황용동 산 일대 1곳에서 확인된 땅밀림 진행 면적만 3700평가량으로 945번 지방도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지점은 녹색연합과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전문가 등이 합동으로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진행한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황룡동 지방도로에서 계곡을 건너 골짜기로 350m가량 진입하면 발생지점 하단부를 만나게 된다. 이 계곡부에는 기존에 발생한 산사태의 토석류가 계곡을 뒤덮고 있다. 골짜기 입구부터 토석류로 내려온 바위와 돌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작은 승용차 냉장고, 책상 크기만한 바위부터 뿌리가 뽑힌 채 쓰러진 나무와 흙, 모래 등이 계곡 바닥에 꽉 들어차 있다.

경주 문무대왕면 땅밀림 현장은 지반 내려앉아 1.5m가량 벌어져 있다. 무너지면 대형 산사태가 된다. (녹색연합 제공)/뉴스1

폭우나 지진으로 진행 중인 땅밀림이 터지면 수천 톤의 토석이 기존 산사태 피해로 널려 있는 토석을 함께 끌고 아래 신광천을 덮칠 수 있다. 계곡 옆에 위치한 945번 지방도로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문제는 하나의 계곡 유로에 두 곳의 대형 산사태 땅밀림이 진행 중인 점이다. 이 두 곳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대형 산사태 위험지역이다.

두 개의 땅밀림이 이어지는 계곡에 산사태 위험은 곧 945번 지방도로에 대형 산사태가 밀려들어도 도로 노반 붕괴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945번 지방도로는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관리하는 도로다. 도로 및 운전자 안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강우가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도로를 통제하는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토함산 정상에서 문무대왕면 범곡리 마을로 이어지는 곳에도 땅밀림이 발생했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범곡리 산 286 일대다. 이곳은 지난 5월에 확인된 24개소 산사태 발생지역 중 가장 큰 규모의 대형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곳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경주시 토함산, 함월산, 무장봉 일대에서 산사태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산지 전체를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땅밀림에 대해서 본격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폭우에 땅밀림은 언제든지 대형 산사태로 발전한다. 과도하게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