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첫 퀴어축제 찬반 팽팽…성소수자 인권 향상 vs 성윤리 지켜야

6일 본행사 앞두고 1일 대전역서 각각 입장 선포
반대 측 '건강한 가정 시민대회'로 맞불…지자체와 마찰도 우려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7월의 첫날 대전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둘러싼 대한민국 사회의 극명한 가치 충돌이 표면화된다.

대전지역 진보성향 33개 시민단체 및 퀴어(Queer·성소수자) 당사자를 포함한 100인의 시민위원으로 구성된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 30분 대전역 서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일 '사랑이쥬(사랑 is you)-우리 여기 있어'를 슬로건으로 사상 처음 대전에서 펼쳐질 퀴어문화축제 개최안을 발표한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전참교육학부모회·대전충남인권연대·대전충청성소수자부모모임 등으로 결성된 조직위는 "지역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의식 향상과 모든 사랑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를 향한 염원을 담아 퀴어문화축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축제의 취지와 의미를 다시 한번 알리고 무엇보다 안전한 축제를 위한 지역사회의 협조를 요청하고자 본행사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뉴스1

이에 맞서 퀴어축제에 거세게 반발하는 70여개 보수성향 단체들은 오는 6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건강한 가족 시민대회'를 개최해 맞불을 놓는다.

이들은 1일 퀴어문화축제추진위 기자회견 1시간 뒤인 오전 11시 30분 대전역 서광장에서 동성애·퀴어의 문제점을 알리고,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 것이 대전과 나라를 살리는 길임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퍼스트코리아시민연대·건강한대전을만들어가는범시민연대·대전자유시민단체연합·대전기독교연합회 등 퀴어축제 반대 측은 "미래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대전을 살리고 가정을 세우는 건강한 가족 시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전의 선량한 성윤리를 지키고, 건강한 대전과 가정을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저항하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전에서의 첫 퀴어축제를 앞두고 양 진영이 여론전에 나서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박희조 동구청장은 퀴어축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 당일 거리 퍼레이드와 공연, 홍보물 전시 등을 놓고 추진위와 지자체 간 마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