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육아돌봄' 주 4일 출근제…주 4일 근무제 마중물 될까

내달 시행…경기도·대전시도 추진
6∼12세 초등학교 돌봄시간·특별휴가 확대

김태흠 지사가 4월 3일 충남도청에서 저출산 극복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News1 이찬선 기자

(충남=뉴스1) 이찬선 기자 = 충남도가 내달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 0∼2세 육아돌봄 직원의 ‘주 4일 출근제’를 앞두고 경기도와 대전시가 뒤이어 추진하기로 하는 등 ‘충남발 주 4일 출근제’가 확산될 조짐이다. 정치권과 노동계가 공론 테이블에 올려놓은 ‘주 4일 근무제’의 마중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7일 충남도에 따르면 ‘주 4일 출근제’는 육아돌봄 직원을 대상으로 탄력(유연)근무제 확대를 통해 ‘주 4일 출근‧1일 휴무’ 또는 ‘주 4일 출근‧1일 재택근무’를 선택해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근무환경 개선 방안이다.

두 가지 개선안 모두 총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탄력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주 4일 출근‧1일 재택’ 방식은 주간 총 근로시간 40시간을 유지하되, 하루 근로시간 8시간씩 4일을 출근하고 육아시간 2시간씩 8시간을 몰아서 1일 재택근무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주 4일 출근‧1일 휴무’는 하루 10시간씩 주 4일을 출근해 40시간을 채우고, 육아시간 2시간씩 8시간을 몰아서 하루를 쉬도록 해 ‘주 4일 출근·1일 휴무’하는 형태다.

현행 제도는 5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24개월 동안 1일 2시간씩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충남도의 이 같은 자녀양육 직원들의 ‘주 4일 출근제’ 또는 ‘주 4일 근무제’ 방식은 유연근무제 제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를 확대해 ‘주 32시간 근무’인 ‘주 4일제 근무제’의 첫발을 뗐다는 평가다.

돌봄직원의 ‘주 32시간 근무’와 관련해 김태흠 지사는 지난 4월 26일, 0∼2세 자녀를 둔 돌봄 직원들이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근무를 단축해달라는 건의안을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요청했다.

◇ 경기도·대전시도 ‘주 4일 출근제’ 추진

충남의 ‘주 4일 출근제’ 발표에 이어 경기도와 대전광역시 등 타지역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공직자를 대상으로 ‘주 4일 출근제’ 적용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는 육아돌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7일부터 ‘주 4일‧6시간‧1일 재택근무’ 시행에 돌입했다. 임신기 직원은 하루 2시간 모성보호 시간을 사용해 주 4일은 6시간 근무하되, 주 1일을 재택근무 하도록 했다. 1∼5세 육아돌봄 직원은 주 2회 이상 1일 2시간 육아시간을 사용해 하루 6시간을 근무하되, 주 1일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정했다.

대전시도 지난달 어린 자녀를 둔 공직자에 대해 주 1회 재택근무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장우 시장은 “출산과 보육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내년부터 출산장려금도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4월14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시군 및 도교육청 등 보육 관계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충남도 제공) /뉴스1

◇ 9∼12세 돌봄 특별휴가 확대

이에 더해 충남도는 9∼12세의 초등학교 자녀 돌봄시간을 늘리고 특별휴가를 확대해 ‘일·가정 양립’의 고충을 덜기로 했다. ‘특별휴가 확대를 위한 공무원 복무 개정 조례안’은 이날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됐다.

개정안에는 생후 2년 미만 돌봄 직원에게 주어진 특별휴가를 생후 5년 미만으로 확대해 적용하고, 3자녀 이상 7일에서 2자녀 10일로 늘렸다.

특히 9세에서 12세까지 초등학교 6학년 이하 돌봄 직원에게 ‘가족 행복시간’을 신설해 1일 2시간의 자녀 돌봄시간을 부여했다.

지난 4월 충남도는 저출생 문제를 지역이 앞장서서 극복하기 위해 ‘아이를 낳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책임진다’는 풀케어 돌봄정책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저출생 문제에 있어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돌봄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2026년 합계출산율을 현재 0.84명에서 1.0명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정치권 노동계도 ‘주 4일 근무’ 추진 움직임

‘주 4일 근무’ 논의에 정치권과 노동계의 움직임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지난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대차 노조에서는 내년 단체교섭 요구안에 ‘주 4.5일제’ 도입을 담았고, 기아차 노조도 4.5일제 도입을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했다.

충남의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노동 생산성이 향상돼 주 4일 근무 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 4일제 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 대해 아직 ‘급여를 삭감하지 않는 주 4일제 근무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chans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