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안심학교’ 금산 상곡초…전교생 32명 ‘인구지킴이’ 한몫

[지방지킴]88년 역사, 최근 아토피 치료 특성화 학교로 명성
황토건물에 친환경식단‧1대 1 맞춤교육…가족들 주소 옮겨와

군북면 상곡리 소재 상곡초등학교 전경. (상곡초 제공) / 뉴스1

(금산=뉴스1) 백운석 기자 = 충남 금산군 금산읍내에서 북쪽으로 산길 따라 16㎞를 달려 도착한 군북면 상곡리 상곡초등학교.

전교생이 32명인 ‘미니 초등학교’로 유치원 6명, 1학년 5명, 2학년 4명, 3학년 5명, 4학년 2명, 5학년 7명, 6학년 3명이 전부다.

1937년 4월 20일 상곡간이학교 설립인가 후 1942년 3월 31일 상곡공립국민학교로 승격된 상곡초는 지난 4월 20일 개교 88주년을 맞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초등학교다.

그런 상곡초는 2000년 후반 학생 수가 줄어 문 닫을 처지를 맞기도 했다.

금산군은 2010년 군북면 상곡리를 ‘아토피 자연치유 희망마을’로 조성했다. 같은 해 충남도교육청은 상곡초를 ‘자연속의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하고, 2015년에는 황토기능을 갖춘 아토피 특성화 학교로 개축했다.

이후 상곡초는 전국에 ‘아토피 안심학교’로 알려지며 폐교 위기에서 탈출, 인구 5만 명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는 금산군의 ‘인구지킴이’로 한몫하고 있다.

32명의 전교생 중 21명(65.6%)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 이들은 아토피 치유를 위해 부모나 조부모와 주소까지 옮겨 생활하고 있다.

수업중인 상곡초 6학년 학생들./ 뉴스1 ⓒ News1 백운석기자

자연치유 희망마을서 학교까지는 먼 곳이 200여m에 불과해 등하굣길 아이들의 교통사고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상곡초는 거리가 먼 아이들을 위한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 마을은 청정지역으로 사계절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어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학교 급식은 무항생제 한우불고기와 친환경찹쌀밥, 친환경현미밥 등 친환경 맞춤식단으로 제공된다.

상곡초의 첫 교시 수업은 오전 9시20분에 시작된다. 아토피로 잠을 못 자 늦게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에서다. 학생 수는 적지만 복식수업을 하지 않고 스마트패드로 개인별 맞춤식 수업을 진행한다. 방과 후 돌봄교실도 운영한다.

그 때문에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상곡초 2학년 이주아 양(8)은 “같은 반 친구들은 적지만 선생님이 친절하고 친환경 맞춤식단을 제공해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학부모 유은영 씨는 “두 아이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 필리핀 등 여러 곳에서 학교를 다녀봤지만 상곡초 같이 아이들 케어가 잘 되는 곳은 없었다”며 “마을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가깝고 아이들에 대한 선생님들의 배려 또한 남달라 더욱 믿음이 간다”고 밝혔다.

권재용 교장 선생님은 “하루 일과 중 교문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할 때가 가장 기분좋다”며 “아이들에 맞춤형급식 제공은 물론 수업을 1대1 맞춤형으로 진행해 학생들의 학력이 도시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상곡초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친환경 식단으로 제공된 점심을 먹고 있다. / 뉴스1 ⓒ News1 백운석기자

bws966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