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연수비용 떼이고'…또 외유성 해외연수 천안시의회

8박10일간 유럽 방문…경비 총 1억7920만원
2년 전 연수 취소로 1억800만원 환불 못받아

천안시의회.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해외연수 취소로 1억여 원의 경비를 돌려받지 못한 충남 천안시의회가 다시 해외연수를 준비 중이다. 반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유성 연수를 추진해 시선이 곱지 않다.

천안시의회는 오는 6월 11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튀르키예와 크로아티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전체 의원 27명 중 4명을 제외한 의원 23명과 직원 9명 등 모두 32명이 동행한다. 1인당 출장경비는 560만 원으로 책정돼 총 1억 7920만 원이 소요된다. 경비는 천안시의회가 부담한다.

의회는 천안시 자매결연 도시인 튀르키예 뷰첵메제시를 찾아 국제교류 관계를 확대하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시와 의회 차원의 국제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출장 목적을 밝혔다.

하지만 출장 일정을 살펴보면 자매결연 도시인 뷰첵메제시 방문은 하루에 그친다. 대부분 크로아티아에 머물며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도시들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자다르 방어시설'을 찾아 안보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리예카 치의학 대학을 찾아 선진 의료관광사업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반면, 2년 전 해외연수가 취소로 당시 지출된 1억여 원의 경비 반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대규모 해외연수 추진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시의회는 지난 2022년 11월, 뷰첵메제시의 초청으로 국외 출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출국 일주일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의회는 출장을 긴급 취소했다. 경비 1억 800만 원은 이미 여행사에 지급된 상태였다.

의회는 여행사에 경비 반환을 요구했지만 여행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양측은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의회는 최근 법원에 해당 여행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시작했지만 반환 여부와 비율, 시기 등을 장담하기 어렵다.

사용해 보지도 못한 1억여 원의 경비를 2년 넘게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대규모 해외출장을 추진하는 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시민들은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목적도 불투명한 의회의 해외 출장이 시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치겠는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후반기 의회의 화합을 위해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출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서 발생한 연수 경비는 반환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