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서 임무 수행 후 녹아 없어지는 '소프트 의료로봇' 개발

다기능 소프트 의료로봇 개념도.(한국연구재단 제공)/뉴스1
다기능 소프트 의료로봇 개념도.(한국연구재단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체 내에서 자유자재로 형상이 변화하고, 염증 없이 녹아 없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 의료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선대 고광준 교수, 전남대 최은표 교수,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외부 환경(습도, 화학성분, 근적외선, 고주파 가열, 온도,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며 생체 적합성 및 분해성, 실시간 체내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소프트 마이크로 의료로봇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소프트 로봇의 경우 형상 변화를 이용한 생체모방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연구가 집중돼 있어 응용 분야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재료적 한계로 인해 생체 적합성 및 분해성, 실시간 체내 모니터링 확보가 어려워 비침습적 방법으로 병을 진단 및 치료하고 이에 맞는 형상 변화와 구동, 자극 등을 고려해야 하는 의생명 응용 분야에 소프트 로봇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체내에서 분해 가능한 천연고분자(키토산)와 자기 반응 재료인 자성나노입자를 재료로 활용해 기존 소프트 로봇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유지하면서 원하는 위치로 이동 및 추적이 가능하고 임무 수행 후 스스로 녹아 없어지는 다기능성 소프트 마이크로 의료로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로봇 표면에 미세패턴을 새겨 약 1도의 오차로 원하는 방향으로 휘어질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 자성 나노 입자의 자기장 반응성을 이용해 원하는 위치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고안했다.

이를 통해 기존 소프트 로봇처럼 다양한 생체 모방 움직임(꽃잎, 덩굴 식물, 유충, 손가락)을 구현하고, 소프트 로봇의 이동은 X-ray 이미징에 의해 실시간 확인됐으며 독성 및 염증반응 없이 4주 동안 서서히 분해됐다.

고광준 조선대 교수

고광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소프트 마이크로 의료로봇은 기존 소프트 로봇의 재료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제한된 응용분야를 의료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질환 치료 및 재생과 체외 질환모델, 약물 스크리닝과 같은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본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 온라인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