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경영계·노동계 '최저임금 1만원대' 인상 여부 촉각
"경기불황 속 폐업 속출 우려" vs "물가 폭등 생계비 보장해야"
21일 심의 돌입…업종별 차등 적용도 논란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경기 불황 속 최저임금 ‘1만원대’ 진입 여부를 놓고 경영계에선 불안한 시선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고, 노동계에서는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 따르면 2025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오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올해 시간당 9860원으로 지난해(9620원) 대비 2.5% 인상된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같은 수준으로 오른다면 1만원을 훌쩍 넘게(1만106원) 된다.
최저임금법상 공익위원·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3월 말까지 이듬해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받고 90일 이내에 결과를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해야 하는데, 과연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지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계에선 당초 ‘동결’(9620원)을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27%를 인상하는 ‘1만2210원’을 요구, 큰 간극을 드러냈고 결국 2.5% 오른 986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이 결정된 바 있는데, 이번 심의 과정에서도 양자간 이견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세종충남경영자총협회의 한 임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됐고,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계도기간이 올해 말 종료된다.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린다면 이는 사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일터가 사라지는데 최저임금 인상이 뭔 의미가 있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정부의 무능으로 물가가 폭등했다. 월급 빼곤 다 오르는 상황, 실질임금 하락으로 노동자는 마음 놓고 밥 한 끼 먹기도 힘들다. 최소한의 가구 생계비는 보장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함을 내세웠다.
민주노총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1만2500원(26.8%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월급여로 환산(209시간 기준)하면 올해 206만740원인 임금을 261만25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내년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는다면 1993년 1000원 돌파(1005원) 이후 32년 만에 10배 오르는 셈이 된다.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도입된 건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이다.
금액과 함께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둘러싼 논란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영세사업자들의 경영난을 이유로 업종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는 경영계와 현행 최저임금법의 차등 적용 규정 폐지 방침을 고수하는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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