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천불천탑의 10가지 수수께끼 풀어낸 공학박사

보령 출신 홍석경씨 '불교의 낙원을 그리다-운주사 천불천탑의 미학' 펴내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수십 년간 전쟁의 참화를 겪은 고려인들은 목숨이 다할 때 고통이 없는 청정한 극락정토에 태어나길 간절히 바랐다. 신도들의 극락왕생 믿음을 북돋기 위해 백련사 스님들은 화순 운주골에 천불천탑을 세워 아미타불의 서방정토를 만들었다.’

충남 보령 출신의 공학 박사가 전남 화순에 자리한 운주사(雲住寺) 천불천탑(千佛天塔)의 비밀을 파헤친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홍석경 박사의 저서 ‘불교의 낙원을 그리다-운주사 천불천탑의 미학’(도서출판 문화의힘)이 바로 그것이다.

천불천탑의 조성 원리를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으로 판단한 저자는 학계에서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천불천탑의 10가지 수수께끼를 고려 관경16관변상도(觀經16觀變相圖)의 구성과 도상으로 풀어냈다.

‘관(觀)’이란 마음속에 그려본다는 뜻이고, ‘무량수(無量壽)’는 헤아릴 수 없는 수명을 가진 자로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달리 부르는 말로 관무량수경은 서방정토의 구원불인 아미타불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경전을 지칭한다.

관경16관변상도는 관무량수경이란 대승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불화다. 관무량수경의 핵심 내용은 아미타 극락정토에 왕생하기 위한 16가지 관상수행법이며 이것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관경16관변상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천불천탑이 동아시아 정토예술의 최고봉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천불천탑은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불화로 세계 최대, 세계 유일의 3차원 관경16관변상도입니다. 10만㎡에 달하는 공간 전체를 국보로 지정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 추진(2017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만 등재)해야 합니다."

1980년대 초 소설 ‘장길산’의 마지막 무대로 등장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운주사 천불천탑은 그 규모에 비해 건립과 관련된 어떤 역사적 기록도 남지 않아 신비에 싸인 곳으로, 저자는 "운주사 천불천탑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께서 제 책을 통해 천불천탑의 진면목을 새롭게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홍석경 박사. /뉴스1

1959년 충남 보령 웅천읍에서 태어난 저자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 석사학위,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삼성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에서 LCD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메모리소자를 개발했다.

현재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박막(薄膜) 공정을 개발하고 있는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우리 문화유산에 관심을 갖고 30여년간 ‘뿌리와 샘’ 문화유산답사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중국 실크로드와 튀르키예, 그리스, 스페인 여행을 하며 인류문명사로 관심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