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동급생 살해 여고생 항소심서도 '계획범죄' 강조

피해자 동창 "평소에 폭행, 범행 전엔 죽이겠다는 말" 증언
검찰 "추가 증인신청 필요"…1심은 우발적 범행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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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절교하자는 말에도 계속 집착하다 동급생을 목 졸라 살해한 여고생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계획범행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양(18)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심리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B 양의 동창은 "피해자가 피고와 가깝게 지낸 뒤부터 피고 말을 따르게 됐고 기분이 나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며 "다른 친구들과도 만나지 못하게 했고 범행 전 피고가 친구에게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말을 남겼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증인은 또 A 양이 B 양에 대한 학교폭력으로 학교폭력위원회에 제소당하자 자신을 비롯한 주변에 피해자가 이를 취하하도록 설득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중학교 동창이어서 고교 재학 시절에도 함께 자주 어울렸는데, A 양이 "만나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해 집을 뛰쳐나간 경우도 있다고 되짚었다.

이에 대해 A 양 변호인은 "심리적인 지배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인데 둘 사이가 너무 가까워서 다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진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검찰은 "범행 전 가해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다는 증언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 범행"이라며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추가 증인신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증언에 대해 별다른 탄핵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이번 진술에 대한 신빙성만으로 판단해도 될 문제"라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22일 피고인 신문을 위해 재판을 한차례 속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A양은 지난해 7월12일 낮 12시께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대전 서구에 있는 동급생 B양의 집을 찾아가 B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공장 초기화한 A 양은 112에 전화해 “만 17세이고 고등학교 3학년인데 살인하면 5년 받느냐. 사람 죽이면 아르바이트도 잘 못하고 사느냐. 자백하면 감형되느냐”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1심은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서도 "진지하게 반성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소년범에 대한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범위험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