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 단원고 故 김초원 교사 부친 "우리 사회는 변했습니까…"

김성욱씨, 딸 영면에 든 대전현충원 찾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16일 국립대전현충원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에서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이었던 고(故) 김초원 교사의 부친 김성욱 씨가 유가족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세월호참사10주기대전준비위원회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국립대전현충원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 열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에 참석한 유가족 김성욱 씨는 “10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이었던 고(故) 김초원 교사의 부친인 김 씨는 이날 딸이 영면에 든 대전현충원을 찾아 “그간 세 차례 공식 조사가 있었지만 방해 공작과 제한된 정보 속에 진실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왜 그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는지 침몰 원인조차 규명되지 못했고, 참사 당일 해경은 왜 선내에 진입해 구조하지 않고 지켜만 봤는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선장과 해경 123함정 정장만 형사 처벌을 받았고,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당시 해경 지휘부 11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았지만 무죄를 확정받았다”며 “우리는 그날의 악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침몰하는 세월호를 생중계로 지켜봤다. ‘전원 구조’라고 보도됐지만 304명이 어둡고 춥고 숨 막히는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평범한 누구의 아들이거나 딸이었고, 친구였고, 이웃이었고, 바로 우리였다”고 애통해했다.

김 씨는 “그날 ‘나만 살겠다’며 빠져나왔으면 살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 곁으로 간 선생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그날 이후 우리는 약속했다. 잊지 않겠다고, 함께하겠다고, 실천하겠다고. 살아남은 우리가 먼저 간 그분들의 원한을 그나마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16일 국립대전현충원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순직교사·소방관·의사자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 (세월호참사10주기대전준비위원회 제공) /뉴스1

그러면서 “재작년 이태원, 작년 오송 지하차도에서 또다시 참사가 발생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막을 수 있었는데도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에 의해 무참히 우리 국민이 희생됐다. 참사가 계속되지만 진상은 규명되지 않고,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씨는 “지금도 한결같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유가족들이 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가 처벌받을 때까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