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투표의 설렘…해방둥이도 입원환자도 '소중한 한표'(종합)
4월 첫 토요일, 사전투표 열기 이틀째 이어져
- 최일 기자, 조아서 기자, 김기현 기자, 김동수 기자, 한귀섭 기자, 남승렬 기자, 임충식 기자, 강교현 기자
(전국 종합=뉴스1) 최일 조아서 김기현 김동수 한귀섭 남승렬 임충식 강교현 기자 = 화창한 봄 날씨 속 4월의 첫 토요일이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6일에도 전국 각지에서 투표 행렬이 이어지며 높은 총선 열기를 뿜어냈다.
이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중제1동 사전투표소에서 생애 첫 투표를 한 이화정씨(19)는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후보자들이 많고 처음 하는 투표라 미리 공약집을 보며 공부를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자 이씨의 아버지는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해 피력을 많이 했는데 전혀 통하지 않더라. 본인의 생각과 가치에 따라 투표하는 딸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기분이 새롭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내의 손을 꼭 잡고 투표소를 찾은 70대 유권자 정영호씨는 “투표용지가 길어 다 읽어보지도 않고 뽑을 사람만 뽑고 빨리 나왔다”며 “난 해방둥이인데 지금처럼 나라 꼴이 우스웠던 적이 없다. 내 한 표로 본때를 보여주려 빨리 투표하러 왔다”고 강조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2동 사전투표소에 환자복 차림으로 수액이 달린 폴대를 끌고 나타난 여모씨(42)는 3주 전 불의의 사고로 다리에 화상을 입어 입원 치료 중임에도 투표를 했다.
여씨는 “정치가 서민들을 위해 바뀌었으면 한다. 정치인들끼리 너무 싸우고 서민을 등한시하는 행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투병 중 투표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현장에서 여씨를 본 다른 유권자들은 놀랍다는 듯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한 투표관리관은 여씨를 향해 여러 차례 “진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광주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에 들렀다는 최종훈씨(24)는 “어떤 후보를 찍어야할 지 한참을 고민하다 결정했다”며 “총선 당일(10일)엔 일정이 있고 오늘 밖에 시간이 되지 않았다. 고향인 목포에 가기 전 투표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 강남동 사전투표소에 남자친구와 함께 온 20대 여성 박모씨는 “출마한 후보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장에 왔다”며 “춘천엔 문화 인프라와 복합쇼핑몰이 부족하다. 누구든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중구 삼덕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50대 정모씨는 “본투표일을 한가롭게 보내기 위해 집 근처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숙제를 끝낸 것처럼 홀가분하다”라며 웃었다.
전북 전주 서신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던진 정모씨(50)는 “다둥이 아빠로서 아이들이 더 좋은 대한민국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장에 나왔다. 오늘의 선택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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