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패턴 모사한 초음파로 뇌질환 치료' 기술 개발

기초연 "외과적 수술 비해 뇌 심부까지 효과적 자극"

초음파 자극에 의한 신경조절 기전 모식도. (기초연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외과적 수술 없이 뇌파 패턴 초음파로 뇌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전·자기적 자극을 이용하는 비침습적 방법에 비해 뇌의 심부까지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고, 효과도 장기적으로 지속돼 뇌질환 치료 및 관련 연구에 응용이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박주민 연구위원 연구팀이 뇌파를 모사한 두 가지 패턴의 초음파 자극으로 뇌신경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금속 전극을 뇌 속에 삽입하는 등 외과적 수술을 통한 방법은 뇌 조직 손상, 감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 널리 활용되는 경두개 자기 자극이나 경두개 직류 자극같이 신체 외부에서 전·자기 자극을 가하는 비침습적 방법은 뇌 투과율과 공간 해상도가 낮아 특정 뇌 영역 및 뇌 심부에 대한 신경 조절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의 신경 조절 기법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으로 초음파 신경 조절 기술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저강도 500킬로헤르츠(kHz) 초음파를 이용해 우리 뇌의 인지 기능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세타파와 감마파를 결합한 형태의 파장을 생성했다.

저강도 초음파는 자극 과정에서 열에 의한 조직 손상 등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어 뇌파 분석으로 기계적 자극인 초음파가 실제 뇌에서 동일한 파장의 전기적 신호 형태의 뇌파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뇌의 기능 변화를 강화와 억제, 두 방향 어느 쪽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패턴의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동일한 초음파 에너지의 패턴을 뇌의 기능에 맞춰 연속적인 자극을 주는 연속형 자극 패턴과 일정 간격마다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는 간헐적 패턴을 달리 적용함으로써 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이 두 가지 패턴의 초음파 자극을 실험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간헐적 패턴의 초음파를 적용하면 뇌의 특정 영역에 대한 장기적인 흥분 효과가 유도됐고 반면 연속형 자극 패턴을 적용하면 장기적인 억제 효과가 유도됨을 확인했다. 이러한 효과는 자극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속됐다.

연구팀은 간헐적 뇌파 모사 패턴의 초음파 자극으로 생쥐의 운동 기술 습득 및 기억 능력을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왼쪽부터 박주민 IBS 연구위원(UST-IBS 스쿨 교수·교신저자), 공동 제1저자인 김호정 IBS 학생연구원(IBS-UNIST 석·박통합과정), 판튜이티엔 IBS 박사후연구원(UST-IBS). /뉴스1

박주민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하는 새로운 신경 조절 기술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초음파 신경 조절의 분자적 변화 기전을 밝혔다”며 “비정상적인 뇌 흥분 및 억제와 관련된 뇌질환의 치료,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 24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1.kr